내 이야기

우리말글 운동을 하는 이유

봄뫼 2008. 12. 19. 11:19

  우리말과 글은 중요하다. 소중하다. 우리말글을 소중히 하는 일은 당연한데 때때로 '왜?'라고 묻는 이들도 있다. 기자들이 그렇게 묻는다. 하지만 기자들이 몰라서 물은 건 아닐 것이다. 묻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에 잘 알면서도 묻는다고 본다.

 

  자연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산과 들과 강을 지키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말글도 그냥 내버려두면 잘못되거나 할 것 같은 걱정에 한글문화연대도 만들었다. 한글맞춤법교실도 열고 있고, 동주민센터 이름 반대 운동도 하고 있으며, 영어몰입교육 반대 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영어 문제에 나서는 것은 너무 영어에 쏠린 나머지 우리말글을 소홀하게 대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우리말과 글이 언어 생활의 중심이어야 한다. 그런데 세계화와 더불어 영어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언어 생활 전반에 영어가 범람하고 있다. 영어와 부스러기영어를 혼동하고 있다. 분위기가 다운됐다, 업 시키자, 다이어트하니 슬림해졌다, 코드인사, 프렌들리 같은 말들은 영어가 아니다. 이런 건 모두 부스러기영어로 외부와는 소통하지 못하고 우리말만 왜곡시킨다. 분위기가 쳐졌으니 띄우자고 하고, 살빼기, 날씬하다, 호리호리하다, 입맛인사, 친하게 지내자 정도로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정도를 운동이라고 하기 민망하지만 '운동'이라는 말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세계화가 언어 생활의 영어화와 우리말 왜곡으로 이어지는 것은 곤란하다. 분별력을 갖고 우리다운 언어 생활을 해야 한다. 게시판에 일본과 중국의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이웃 나라의 태도를 참고하기 위해서다. 영어는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서 활용하면 된다. 영어뿐만 아니라 외국어는 그렇게 하면 된다. 우리말글 운동을 하는 이유는 그런 거다. 언어생활의 영어화를 막고, 우리다운 언어생활을 지키면서 살고 싶어서다. 좀 더 우리답게 살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