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진행한 한글 수업
학원 수업 중에 학생이 강의안을 준비해서 하는 날이 있습니다. 오늘이 제 순서여서 '세종과 한글'이란 제목으로 15분 동안 강의했습니다. 대충 아래와 같은 줄거리였습니다.
고대 한반도에는 말은 있었지만 글자가 없었다. 그래서 중국의 한자를 빌려썼다. 하지만 말과 글자가 달라서 불편했다. 향찰이나 이두와 같은 표기 방식을 고안했지만 여전히 불편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조선의 세종대왕이다. 한글은 자음 14자, 모음 10자로 모두 11,172자이다. ㄱ과 ㅏ가 만나서 '가'가 되고 ㅁ이 받침으로 붙으면 '감'이 된다. 같은 반 중국 여학생의 이름은 朱亞男인데, 한글로는 '슈아난'이라고 쉽게 적을 수 있다. 이건 즉석에서 그 여학생 자신이 한글 자모의 소리를 발음 기호를 보며 나와 함께 조합한 결과이다. 좋은 점은 쉽게 배울 수 있고 쉽게 써먹을 수 있다는 거다. 유네스코는 1898년부터 세종대왕상을 제정해 문맹퇴치에 공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하고 있다. 이것은 그 만큼 한글이 문맹을 깨치고 지식을 전달하는데 좋은 글자라는 증거이다. 또한 한글은 백성을 위해 만든 글자이기 때문에 한글에는 민본주의, 민주주의의 정신이 담겨 있다.
아래는 제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소감입니다. 한국 학생도 있고, 중국 학생도 있고, 중국 동포도 있습니다. 낯 뜨거운 소감도 있지만 제가 메모를 건네 받은 순서대로 그대로 옮깁니다.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에 익숙해 있어서 안심하고 볼 수 있었습니다. 진짜 선생님 같아서 재미 있고 좋았습니다.
수업의 내용이 잘 전달되었습니다. 상당히 좋았습니다.
잘했습니다.
내용이 재미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것을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했습니다.
한글 설명을 일본어 수업 교실에서 들으니까 감회가 새로운데요,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수업 재미 있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오.
훌륭했습니다. 재미 있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나도 한국인이지만 몰랐던 것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재미 있었습니다, 정말로. 배우기가 쉬웠습니다.
재미 있었습니다. 한글은 굉장하군요.
잘 아는 한글이지만 만들 때 이러저러한 상황이 재미 있었습니다.
재미 있는 한국의 문자다. 정말로 선생님 같다.
한글에 대해서 더욱 자부심이 강해졌습니다. 재미 있고 즐거웠습니다.
열심히 들어준 같은 반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늘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기 바랍니다. 모두 객지에서 외롭고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 좀 안쓰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