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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보행인가 오른쪽 걷기인가?

봄뫼 2010. 1. 12. 19:45

  작년부터 오른쪽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국토해양부에서 보행문화 개선 계획을 발표하고 지하철 등의 에스컬레이터 같은 보행 관련 시설을 우측 보행에 맞게 개선했다고 한다. 사실 오랫동안 왼쪽 걷기를 해왔기에 왼쪽 걷기가 익숙하긴 하지만,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른쪽 걷기가 정착되면 보행 속도가 무려 1.2배에서 1.7배 까지 증가하고 충돌 사고도 준다고 한다.

 

  오른쪽 걷기를 하면 짐을 운반할 때 왼쪽 걷기를 하면 마주오는 사람과 부딪히기 쉬운데 오른쪽 걷기를 하면 부닺히지 않는다. 공항 출입구는 오른쪽 걷기로 돼있어 왼쪽 걷기를 하면 불편하다. 회전문은 오른쪽 걷기에 맞게 설계돼 있어 왼쪽 걷기를 하면 보행자끼리 충돌의 위험이 있다. 지하철 개찰구 역시 오른쪽 걷기용으로 설계돼 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오른쪽 걷기를 하면 차도에 내려설 때 왼쪽에서 달려오는 차와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된다. 자연히 사고 위험이 줄어든다.

 

  이렇게 좋은 점들이 있으므로 익숙한 왼쪽 걷기를 버리고 오른쪽 걷기로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의견이다.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런데 이 글에 쓰인 오른쪽 걷기, 왼쪽 걷기도 실은 좀 어색했을 것이다. 오랫동안 우측통행과 좌측통행을 써왔기 때문이다. 이 말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글쓴이의 의견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지하철을 탈 때 계단에서 본 안내 표지 때문이다.

 

  '오른쪽 걷기(우측통행)'이라고 되어 있다. 오른쪽 걷기란 말을 쓰고 싶었나? 여하간 '오른쪽 걷기'란 말을 쓴 것부터가 신기하다. 그런데 괄호 안에 들어가 있는 '우측통행'이란 설명이 필요했을까? 없어도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데 쓸데없이 들어갔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냥 '오른쪽 걷기'만으로도 충분하다. 발길 닿는 곳 눈길 닿는 곳 도처에 붙은 '오른쪽 걷기'는 오른쪽 걷기를 실천하자는 부탁과 더불어 '오른쪽 걷기'라는 말을 보급하는 데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