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이동우의 오픈 유어 아이즈
봄뫼
2010. 12. 17. 02:55
동우가 하는 연극 오픈 유어 아이즈를 보고 왔다. 두 번째 관람이다. 공연 막 시작하고 한 번, 그리고 오늘 다시 한 번 봤다. 갑자기 시력을 상실한 한 남자가 갖게 되는 신비한 능력 사이코메트리. 극 중에서는 갑자기지만 실제 동우는 서서히 시력을 잃었다. 지금도 잃어가고 있고 거의 잃었다. 남은 시력은 5% 정도.
눈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동우가 무대를 누비며 연기를 한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눈이 보이는 사람 같다. 그게 더 마음이 아프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눈물 때문에 그리고 콧물 때문에 코를 훌쩍거릴 수밖에 없어 고역이었다. 오늘 많이 울었다고 하니 아내는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한다. 나이 탓일까?
글쎄 꼭 나이 탓만은 아니다. 어떤 순간에는 동우가 하는 연기, 동우의 움직임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쳐다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 동안 동우가 겪었을 절망과 좌절이 느껴졌다. 그 절망과 좌절이 나를 슬프게 하고 나는 또 눈물을 흘렸다.
오픈 유어 아이즈는 희곡으로 써진 작품이지만 그것은 사실 써진 것이 아니고 연기되는 것도 아니다. 그건 있는 그대로의 동우 이야기다. 동우가 겪어온 엄청난 이야기이고 앞으로 겪어 나가야 할 엄청난 동우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건 동우 혼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건 곧 우리 모두가 사랑하게 될 이야기다. 오픈 유어 아이즈는 정말로 그런 연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