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봉인된 천년의 바람엔
봄뫼
2011. 11. 19. 01:13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조리나니/세상에 날 알아주는 이 없네/창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신라 말 최고의 문장가 최치원 선생의 '추야우중(秋夜雨中)'이다. 당나라에서는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으로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던 그였지만 귀국 뒤 자기를 알아주는 이가 없게 되자 외로움에 지은 시다.
경북 의성의 고운사(孤雲寺)는 최치원 선생이 한때 머물러 전각을 새로 짓고 이름을 개칭하는 등 그의 손때가 남아 있는 신라 고찰이다. 가을이 익어가는 이맘 때의 고운사는 등운산의 수려한 자태와 함께 유교ㆍ불교ㆍ도교의 화려한 옛 문화가 어우러져 절을 찾는 이에게 시간의 그윽한 멋을 선사한다.
의성군에는 고운사뿐 아니라 약재인 산수유 열매의 최대 산지 화전면 산수유마을의 산책길도 걸어볼 만하다. 봄의 산수유 꽃길도 아름답지만 가을의 산수유 열매는 붉은 보석마냥 매혹적인 빛깔을 뽐낸다.
또 사촌면 한옥마을은 손때 묻은 고택의 멋스러움이 남아 있어 조선 선비의 기백을 말없이 전하고 있다.
http://media.daum.net/culture/leisure/view.html?cateid=1025&newsid=20111117110208729&p=ned
20111119고운사.mp3
2.0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