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마룬5? 머룬5!
싸이가 영국 차트 1위에 이어 지금은 미국 빌보드 순위 1위를 노리고 있다. 지난주까지 빌보드 1위는 머룬(maroon)5였다. 머룬5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5인조 록밴드로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다지만, 팝을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한국인들에게까지 유명해진 건 싸이 덕이 아닐까? 과연 이번 주 순위는 어떻게 될까? 다음은 관련 기사의 일부분이다.
"국제 가수 싸이가 2주 연속 빌보드 차트 2위에 올랐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마룬파이브'에 밀렸다."
기사에서 좀 이상한 부분이 있지 않은가? 왜 그룹명을 '마룬5'라고 표기했을까? 사실 이 문제에 흥분한 건 글쓴이가 아니다. 며칠 전 가수 겸 MC 배철수씨를 만났는데 그룹 이름이 '머룬5'인데 거의 모든 매체가 '마룬5'라고 한다며 불평했다. 물론 누리그물(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머룬5'라는 표기도 꽤 나온다. 그 바람에 '마룬'인지 '머룬'인지 더욱 헷갈리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뭐가 맞을까? 외래어 표기법의 규정을 뒤져보니, 'maroon'이라는 단어를 '마룬'이라고 발음할 이유가 없다. 가나다전화에 전화를 걸어 상담도 해 보고, 누리그물 어학사전에서 예문에 등장한 'maroon5'를 현지 음으로 들어봐도 역시 '머룬'이었다. 도대체 '마룬'이라고 발음할 까닭이 없다.
과거에는 외래어 표기법도 미비했고, 저쪽에서 어떻게 발음하는지 확인할 마땅한 방법도 없어서 같은 배우 이름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아널드 슈바제네거, 아놀드 슈워제네거, 아널드 슈워지니거 등등 중구난방으로 불렀다. 하지만 지금은 규정도 있고, 정보 통신도 발달했고, 각 분야의 전문가도 많지 않은가?
- 이 글은 조선일보 일사일언에 실렸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0/10/20121010027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