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얘기를?

혼밥과 혼술

봄뫼 2016. 9. 9. 01:18

  한자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분들은 한글은 조어력이 약하다는 말을 합니다. 낱말을 만들 때 한자가 편리하다, 쉽다는 거지요. 제가 중학교 때 혼식이 유행했었습니다. 혼식을 장려했지요. 밥을 지을 때, 쌀과 보리를 섞는 혼식을 장려했습니다. 그때는 쌀이 부족했었나 봅니다. 여하간 이때 '혼'은 한자로 섞는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지요. 혼용이나 혼합의 혼이 다 같은 거지요.

  그런데 요즘 재미있는 현상이 있어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는 말이 자주 들리는데, 더불어서 혼밥, 혼술 같은 말들이 등장했습니다. 이 혼밥과 혼술의 혼은 혼식, 혼용, 혼합의 혼과 다르죠. 그냥 한글로 혼자서 뭔가를 한다는 말에서 온 겁니다. 그러니까 한자가 아닌 한글만으로도 얼마든지 새 말들을 만들 수 있다는 거지요. 혼자 노는 것은 혼놀, 혼자 노래하는 것은 혼노 등등. 지금까지 혼생이었습니다.



정재환 오늘은 혼밥과 혼술.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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