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얘기를?
훈독이 사라졌다, 빛고을
봄뫼
2016. 9. 11. 03:32
일본어를 공부할 때, 한자가 참 어렵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한자를 읽을 때 음독과 훈독, 두 가지로 읽기 때문입니다. 사람 인 자를 갖고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 인(人) 자는 음독으로는 닌(닌겐=인간), 진(진세이=인생), 징(캉코쿠징) 등이 됩니다. 훈독으로는 사람 인 자를 '히토'라고 읽고, 사람 인 자가 두 개가 겹치면, 이때는 '히토히토'가 아니고 '히토비토'라고 읽습니다. 이렇게 복잡하니까 일본어의 한자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 거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요, 우리도 옛날에는 훈독을 했을 거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빛고을'이라는 말이 있지요. 옛날에 한글이 없을 때 한자로 적으려니, 빛고을을 광주(光州)라고 적었을 겁니다. 광주라고 적었지만, 읽을 때는 '빛고을'이라고도 읽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중국식으로 광주라고 읽게 된 것 같은데, 문제는 훈독, 즉 광주라고 쓰고 '빛고을'이라고 읽는 방식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게 어떻게 사라졌는지 궁금하고, 참 아쉽기도 합니다. 만일 한국어에 훈독이 살아있다면 빛고을, 한밭(대전), 밤나무골(율전) 같은 말들을 여전히 쓰지 않을까요?
정재환 오늘은 빛고을.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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