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얘기를?
장본인을 아시나요?
봄뫼
2017. 7. 16. 21:21
오늘은 장본인을 좀 보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장본인이란,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입니다. 뜻풀이 아래 실려 있는 예문에는,
이렇게 되기까지 그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은 김강보였다.≪김원일, 불의 제전≫
그 이듬해 봄, 다시 또 험한 일이 벌어졌는데 마을을 이토록 쑥밭을 만든 장본인인 그 대학생은 그 돈을 쥐고 한번 마을을 나간 뒤 전혀 소식이 없었다.≪송기숙, 자랏골의 비가≫
등이 실려 있는데, 이걸 보면 장본인은 뭔가 나쁜 일을 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대구에서 일어난 어린이 유괴 사건의 장본인은 그의 삼촌이었다.'라든가, '문준용 제보조작 장본인이 특검주장'같은 뉴스 제목처럼 씁니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다른 문장도 꽤 있습니다. 아래 기사 제목이 좀 그래요.
‘비밀의 숲’ 카타르시스 이끈 두 장본인…조승우·배두나
'무도' 김태호PD, "지드래곤, 오늘날의 정형돈 있게 한 장본인"
기사를 읽어 보면 이 분들이 나쁜 일을 한 것 같지 않은데, 의외로 이렇게 많이 씁니다.
이런 추세라면 또 머지않아 '장본인 뭐 아무렇게나 쓰면 어때요? 편하게 씁시다' 하고 우기면서 '세종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장본인이다.'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기 전에 장본인, 제발 좀 말려주시기 바랍니다.
장본인을 아시나요.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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