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과 당부의 차이
부탁과 당부의 차이를 아시는지요? 부탁과 당부는 비슷한 말이면서도 조금은 다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먼저 보시죠?
부탁
어떤 일을 해 달라고 청하거나 맡김. 또는 그 일거리.
부탁-하다(付託--) [부ː타카-]
【…에/에게 …을】【…에/에게 -고】【…에/에게 -도록】•어떤 일을 해 달라고 청하거나 맡기다.
¶ 선배에게 취직을 부탁하다/각 부서에 협조를 부탁하다/동생에게 뒷일을 부탁하다/선생님에게 주례를 부탁하다/나는 개성댁에게 우리 집을 부탁하고 집을 나섰다.≪박완서, 도시의 흉년≫/그는 하룻밤의 잠자리를 청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 머슴살이를 부탁하는 것이었다.≪박경리, 토지≫∥그는 신부님에게 그녀와의 결혼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그녀는 남편에게 장에 가는 길에 여자 양말 하나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그는 여자에게 손짓으로 전축을 끄도록 부탁했다.≪박영한, 인간의 새벽≫
당부
말로 단단히 부탁함. 또는 그런 부탁.
신문 기자들이 집요하게 달라붙었을 때도 고인이 그 유서를 공개하지 말라는 당부를 유서 끝에 남겼다는 말로 끝까지 버텨 냈던 것이다.≪전상국, 퇴장≫
당부-하다(當付--)
【…에/에게 …을】【…에/에게 -고】【…에/에게 -도록】말로 단단히 부탁하다.
¶ 그는 주최 측에 행사 준비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어머니는 집을 떠나는 아들에게 몸조심할 것을 당부했다./너희들한테 당부할 것은 끝끝내 군신의 의와 형제의 정을 저버리지 말라는 것이다.≪김동인, 대수양≫∥사회자는 청중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어머니께서 좋은 친구를 사귀도록 내게 당부하셨다.
이걸 보면 아주 강하게 부탁하는 게 당부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만, 단지 그것만은 아닙니다. 용례를 보면 당부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많이 쓰는 것을 발견할 수 있지요.
그러므로 위 용례 중에서 "사회자는 청중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은 뭔가 언어예절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라고 해야 맞지 않나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