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 훈민정음 창제를 감독했다고?
훈민정음은 세종과 집현전 학사들이 창제했다는 것이 과거 세대가 알고 있는 상식이었습니다. 글쓴이만 해도 학창시절에 이렇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국어학이나 역사학의 연구가 진전되면서 ‘훈민정음은 세종이 창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현재 대다수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도 그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8월 13일자 문화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 외교부 누리집에서는 훈민정음을 전혀 엉뚱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외교부가 한글 창제와 관련해 엉터리 내용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 [단독]”외교부가 한글 창제 역사 왜곡”
http://munhaknews.com/?p=30620
코리아넷 영문 홍보 누리집 내용 중 훈민정음 소개. 이것을 외교부에서 그대로 연결해 소개하고 있음.
‘한글 창제’란 제목의 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In 1443, King Sejong supervised the creation of Hangeul(the Korean alphabet) and promulgated it to the people three years later, in 1446.
1443년 세종은 한글 창제를 감독했고, 3년 후인 1446년 공포했다.
이것은 명백한 오류이자 역사 왜곡입니다. 이 설명을 읽는 외국인들은 ‘훈민정음은 학자들이 만들고, 세종은 감독만 한 것’으로 인식할 것입니다.
훈민정음 연구의 전문가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도 이와 관련 “외교부의 이같은 서술은 한마디로 역사왜곡”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원장은 저서 <한글혁명>, <한글교양> 등에서 지적했듯이 “세종대왕이 한글을 집현전 학사들과 함께 창제했다는 협찬설조차도 역사적 근거를 찾기 힘든 잘못된 주장”이라며 “세종대왕의 직접적 한글 창제 즉 친제설이 이미 정설로 공인되고 역사적 사실로 서술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코리아넷을 방문하는 외국인 숫자가 하루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렇게 심각한 잘못을 코리아넷이 그리고 외교부가 동시에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2020년 8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