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문장부호 사용법
글을 쓸 때 사용하는 여러 가지 부호가 있습니다. 마침표(.)는 문장이 끝났을 때 찍고, 문장이 끝나지 않고 이어질 때는 쉼표(,)를 사용합니다. 뭔가 궁금한 것이 있어 물을 때는 물음표(?)를 사용하고, 감동했을 때는 느낌표(!)를 씁니다. 말을 다하지 않고 줄일 때는 줄임표를 쓰는데, 최근 사용법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엔 여섯 개의 중점(……)을 찍어야 했지만 세 개의 중점(…)도 가능하도록 표기법을 개정했다. 더불어 가운데 찍었던 기존 줄임표 외에 ‘......’ ‘...’처럼 아래에 찍는 것도 바른 표기로 인정했다.
- [우리말 바루기] 문장부호에도 맞춤법이 있다
https://mnews.joins.com/article/23888958#home
컴퓨터를 사용해 글을 쓸 때, 마침표나 쉼표, 물음표, 느낌표 등은 글자판에 있어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줄임표 같은 경우는 ‘문자표’를 열어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 컴퓨터에서 글을 작성하는 환경에 맞도록 개정한 것이겠지요. 국립국어원에서 이렇게 바꾼 것이 2015년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이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은 줄임표를 사용할 때, 여전히 ‘문자표’를 열고 찾아서 입력하느라 고생하고 있겠지요. 줄임표뿐만 아니라 한두 가지 더 바뀐 것이 있습니다.
연필 등으로 종이에 적는 것보다 컴퓨터·휴대전화 등 키보드를 통한 문서 작성이 주를 이루다 보니 낫표와 화살괄호도 키보드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따옴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즉「한글맞춤법」→ ‘한글맞춤법’, 〈한글날〉 → ‘한글날’로 적을 수 있게 했다.
공통 성분을 하나로 묶을 때는 ‘금·은·동메달’과 같이 가운뎃점을 써야 했지만 ‘금, 은, 동메달’처럼 쉼표를 써도 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또한 특정한 날을 표시할 때 아라비아 숫자 사이에 ‘3·1운동’과 같이 가운뎃점을 써 왔지만 ‘3.1운동’처럼 마침표를 찍어도 되도록 했다.
광복절을 표기할 때도 역시 ‘문자표’을 열어 가운뎃점을 찾아 ‘8ㆍ15광복절’이라고 써왔는데, 이제 ‘문자표’를 열 필요 없이 간단히 ‘8.15광복절’이라고 쓰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10.26사건’이 난 날이군요. 1909년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날이고, 1979년 10월 26일은 김재규에 의해 박정희 유신독재가 막을 내린 날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규정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얘기를 왕왕 합니다만, 문장부호 사용법 일부를 컴퓨터 자판 여건에 맞춰 개정한 것은 시대의 변화를 잘 읽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많이 늦은 것일까요?
2020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