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시켜 줄게
여자 친구가 없는 친구에게 ‘좋은 여자 소개시켜 줄게’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할 사람을 두고도, ‘걱정하지 마, 내가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줄게’라고 합니다. 그런데 ‘소개시키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키다’는 무엇으로 하여금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도록 할 때 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자 친구 소개해 줄게’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다음 예문들도 ‘시키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시키다’가 아닌 ‘하다’를 써야 합니다.
* 언론이 잘못된 정보로 민중을 선동시키고 있다. → 선동하고 있다.
* 술이란 것은 신경을 자극시킨다. → 신경을 자극한다.
* 정부가 국회를 해산시켰다. → 해산했다.
- [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 7. ‘~시킨다’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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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예문에서는 ‘시키다’도 맞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 국회로 하여금 해산하도록 유도한 것이 아니고, 정부가 멋대로 국회를 해산했다는 의미이므로 ‘해산했다’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1. 교육부가 해고 선생을 복직시켰다. (‘복직했다’로 하면 주어가 선생님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2. 아버지가 어머님을 입원시켰다. (‘입원했다’로 바꾸면 주어를 어머니로 바꿔야 합니다.)
괄호의 설명처럼 예문 1의 주어가 선생이라면, ‘그 선생님은 3년 만에 복직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문 2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입원시킨 것이 아니고, 어머니 스스로 병원에 간 것이라면 ‘어머니는 수술하기 위해 입원했다’라고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스스로 청소를 하는 것이라면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이 청소를 했다.’라고 하고, 선생님이 지시한 것이라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청소를 시켰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낱말이 단 하나의 의미만을 나타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시키다’ 역시 ‘주문하다’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우유를 시켰다.
배가 고파 도시락을 시켰다.
2020년 1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