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부인, 처, 집사람, 안사람
아내를 가리키는 호칭이 여럿 있습니다. 아내, 처, 부인, 안사람, 집사람 등등. 그런데 속뜻을 알고 나면 쓸 수 없는 호칭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처입니다.
처(妻)의 경우, 알고 나면 아마 다시는 쓰지 못할 수도 있다. 봉건시대에 ‘벼슬이 없는 서민의 아내를 가리키는 가장 낮은 호칭’이기 때문이다.
- [이재운의 말글 바루기] ④처와 부인(婦人)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MAL/337277/view
사실 저도 ‘처’라는 말을 간혹 썼는데, 앞으로는 쓰지 않아야겠습니다. 부인이라는 말도 두 가지 의미가 있답니다.
부인이라는 말도 뜻을 아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부인(夫人)과 부인(婦人)의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夫人’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로 ‘고대 중국에서 제후의 아내를 이르던 말’이라고 나오고, ‘婦人’은 ‘결혼한 여자’라고만 나온다.
그러니까 ‘부인께서는 안녕하시지요?’ 할 때 부인은 부인(夫人)이고, 결혼한 여성들을 가리킬 때는 ‘부인(婦人)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라고 해야 하는군요. 그런데 이 호칭에도 기원이 있네요.
아내에 대한 호칭은 주나라 시절에 만들어진 예법에 관한 책 <주례(周禮)>에 대부분 규정돼 있다. 제왕, 즉 천자의 아내는 후(后)라고 했다. 천자가 임명한 제후의 아내는 부인(夫人)이며, 제후가 임명하는 대부의 아내는 유인(孺人), 그 아래 무사 집단을 구성하는 사(士)의 아내가 부인(婦人)이다. 벼슬이 없는 서민의 아내는 처(妻)다.
좀 복잡하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살펴보니 아내가 가장 무난하고, ‘부인’은 경우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군요. 아무래도 ‘처’는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그럼 집사람과 안사람은 어떨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집사람은 남에 대하여 아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고, 안사람은 ‘아내’를 예사롭게 낮추는 말이라고 합니다. 어감 상 집사람보다는 안사람이 더 나을 듯한데요, 결론은 둘 다 낮추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되도록 아내를 써야겠습니다.
아내
혼인하여 남자의 짝이 된 여자.
- 표준국어대사전
2021년 4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