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하늘이 갰다, 개이다
봄뫼
2021. 7. 11. 12:13
비가 온 뒤, 해가 나고 하늘이 맑아질 때, ‘개다’라는 말을 씁니다. 기본형은 ‘개다’이지만, 실제 말할 때는 대개 활용형을 쓰게 됩니다. 한국어의 특성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하늘이 개이다’라고 하면 안 됩니다. ‘개다’에 ‘이’를 넣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흐리거나 궂은 날씨가 맑아지다’란 뜻의 동사는 ‘개다’이다. ‘날이 개다’, ‘비가 개다’와 같이 써야 하는데 ‘날이 개이다’, ‘비가 개이다’처럼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다’는 자동사이기 때문에 피동 접미사 ‘이’를 붙일 수 없다. 즉 날씨가 맑아지는 건 무언가의 힘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 자연 현상이므로 피동형을 쓰면 안 된다.
- [똑똑 우리말] 개다와 개이다/오명숙 어문부장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cp=seoul&id=20210603029012
따라서 ‘하늘이 개이고 있다’는 ‘하늘이 개고 있다’라고 해야 하고, 과거형으로 ‘하늘이 개었다’는 되지만 ‘하늘이 개이었다/개였다’는 안 됩니다. ‘개다’에 불필요한 ‘이’를 넣어 잘못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쓸데없이 ‘이’를 집어넣는 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마음이 설레이다 → 마음이 설레다
빗속을 헤매이다 → 빗속을 헤매다
땀이 배이다 → 땀이 배다
목이 메이다 → 목이 메다
불에 데이다 → 불에 데다
2021년 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