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다, 않는다 차이
한국어를 정확하게 하는 것은 한국인들에게도 어렵습니다. 제가 바른 한국어 또는 정확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않다’와 ‘않는다’를 정확하게 구분해 사용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는 키가 크지 않다’와 ‘그는 키가 크지 않는다’는 비슷한 말 같지만, 엄밀히 따지면 다릅니다.
‘-지 않다’의 형태로 쓰이는 ‘않다’는 보조 용언으로 앞말(본용언)의 품사에 따라 보조 동사 또는 보조 형용사로 쓰인다. 즉 앞말이 동사이면 ‘않다’ 역시 보조 동사로, 앞말이 형용사이면 보조 형용사로 쓰인다. 따라서 동사 뒤에 오는 ‘않다’는 동사의 활용 형태인 ‘않는다’처럼 쓰이고 형용사 뒤에서는 형용사의 활용 양상을 따라 ‘않다’로 쓰게 된다.
- [똑똑 우리말] ‘-지 않다’와 ‘-지 않는다’/오명숙 어문부장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cp=seoul&id=20210527029010
결국 형용사 뒤에서는 ‘–지 않다’, 동사 뒤에서는 ‘-지 않는다’라고 쓰면 됩니다. ‘키가 크지 않다’는 그가 키가 작다는 의미이고, ‘크지 않는다’는 키가 자라지 않는다, 성장이 멈추었다는 뜻으로 봐야 합니다. 역시 헷갈리는 ‘않으냐’와 ‘않느냐’도 마찬가지입니다.
앞말이 동사일 때는 ‘-느냐’를, 형용사일 때는 ‘-으냐’를 쓴다. ‘아니다’, ‘기쁘다‘, ’행복하다‘는 형용사이므로 “아니지 않으냐”, “기쁘지 않으냐”, “행복하지 않으냐”처럼 쓰인다. 그러나 ‘잡다’, ‘주다’, ‘신나다’의 경우는 모두 동사이므로 “왜 잡지 않느냐”, “왜 생활비를 주지 않느냐”, “여행 가니 신나지 않느냐”와 같이 사용한다.
그러니까 형용사 뒤에서 ‘지 않다’, ‘않으냐’, 동사 뒤에서는 ‘지 않다’, ‘않느냐’로 기억하면 됩니다.
2021년 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