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운동 하는 사람이 출연하는 연극 제목이 '굿 닥터'가 뭐냐고 지적한 분이 계십니다. 아무리 원작이 외국 작품이라 해도 얼마든지 번역해서 우리말 제목을 붙일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었습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제 뜻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연극 제작 회의 때 제목에 관한 얘기가 나왔었고, 저는 그 자리에서 '슬픈 인생'이란 제목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다른 분들이 이유를 분명이 밝혀 반대한 것은 아니기에 이 글에서도 뭐라 딱 집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거라 봅니다.
제목 문제를 지적하신 분은 굿 닥터 대신 '양심적 의사'라고 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이 작품은 의사 이야기도 아닙니다. 의사 이야기도 아닌데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는 원작자인 닐 사이먼만이 알고 있을 듯합니다. 어쨌든 양심적 의사, 사실 '양심적 의사'까지 갈 것도 없고, 이 작품이 만일 의사 이야기라면 그냥 '좋은 의사', 혹은 '훌륭한 의사'라고만 해도 될 겁니다.
결국 '굿 닥터'란 제목 그대로 연극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지적하신 분 말고도 우리말 제목이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연극으로서도 좋은 작품뿐만 아니라 국어 사용 측면에서도 좋은 작품을 하겠다는 생각은 연출자를 비롯한 모두가 하고 있습니다. 실제 연습에서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이 점만큼은 분명히 밝혀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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