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지독한 감기를 앓는 바람에 눈앞에 책을 두고서도 책장을 넘기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읽었다. 김동우, 뭉우리돌의 들녘 김 작가를 만난 것은 지난여름 국외 사적지 답사 때였다. 인천공항에서 처음 만난 김 작가는 젊고 미남이었고 말소리는 또렷했고 성격은 소탈했으며, 대련에서 용정, 봉오동, 하얼빈 등을 답사하며 역사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을 때는 신중했고 열정적이었다. 독립 운동의 현장을 찍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바다를 건너고 대륙을 횡단하며 부지런히 셔터를 누르는 이유는 그가 역사는 기억되어야 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기록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뭉우리돌의 들녘에는 러시아와 네덜란드에서 투쟁한 독립 운동가들의 이야기가 혼신을 다해 찍은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380쪽에 이르는 제법 두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