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완만!

봄뫼 2009. 11. 29. 14:11

  쿄토 북부에 있는 쿠라마에 다녀왔다. 쿠라마온천도 있지만 그보다는 쿠라마절이 더욱 유명한 곳이다. 왜 유명해졌는지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나모토노 요시츠네가 젊은 시절 수행하던 곳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진은 쿠라마 바로 앞 정거장인 기부네구치에 있는 표지판인데 '완만(ワンマン)'이란 표기가 특이해서 카메라에 담았다.

  처음에는 무슨 글자인지 읽기도 좀 어려웠지만 찬찬히 뜯어보니 영어 'one man'을 가타가나로 '완만'이라고 쓴 것이었다. 열차 출입구가 좁으니 한 사람씩 타고 내리라는 뜻이다. 우리 같으면 어떻게 적었을까? '한 사람씩'이라고 적었을까? 아니면 그냥 영어로 'one man'이라고 적었을까? 요즘 세태를 보면 영어로 표기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왜 '완만(ワンマン)'이라고 적었을까? '한 사람씩'이라고 일본어로 적을 수 있었을 텐데. 왜 영어를 단지 일본 글자로 적었을까? 그나마 영어 알파벳으로 그대로 적지 않은 것이 다행일까?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일본에서는 외래어를 가타가나로 적는 표기 습관 덕에 영어 'one man'을 그대로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완만(ワンマン)'이라고 적은 것도 같다.

 

 

 

 

  아래 사진은 기부네구치 정거장 표지판인데 비교적 작은 관광지인 이 곳까지 한글 표기를 한 게 다소 놀라웠다. 한국 사람들은 거의 오지 않을 것 같은 곳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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