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발생했다. 한 여성이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앞에 있던 남성이 실수로 발을 건드린 것 같다. 실수였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조용히 끝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어디서 꼬였을까? 현장을 목격하지 않은 글쓴이로서는 목격자들이 올린 글에 의존해서 사건을 파악할 수밖에 없는데, 발을 건드린 남성이 사과를 했는데도 여성이 막말을 하면서 욕지거리까지 했던 것 같다.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던 것일까?
좌우지간 이 여성은 다른 승객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남성에게 ‘××’라고 욕을 했을 뿐 아니라 주먹질까지 했다니 참으로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다.
지하철 9호선에서는 그보다 더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한 여성에게 옆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애를 앉혀야하니 옆으로 좀 비켜 달라고 했나 보다. 옆으로 조금 비켜 앉았으면 아무 일 없이 끝날 일이었을 것을 이 여성은 꿈쩍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앞에서 이 상황을 보던 할아버지가 한마디 거드신 것 같은데 놀랍게도 그 여성은 대뜸 네가 무슨 참견이냐며 할아버지에게 욕을 퍼부었다. 목격자에 의하면 영어로 욕을 했다고 한다. 욕도 영어로 하면 저속해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을까?
격노한 할아버지가 영어로 욕을 하면 못 알아듣느냐며 호통을 쳤지만 여성은 지지 않고 대들었고, 쌍방 간에 무시무시한 말이 오갔다. 그 와중에 이 여성이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임신부가 저렇게 행동해도 되나?’ 여하간 그래서 이 여성은 노약자석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자신이 임신 중이라는 것을 어르신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임신 중이라고 공손한 태도로 설명만 했다면 이토록 불미스러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사건은 택시에서 발생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택시를 타고 간 여성이 있었다. 집에 도착할 때쯤 운전기사가 길을 몰라 헤매자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반말은 기본이고, ××, ○○, 운전 똑바로 안 할 거야, 운전 못하면 택시 운전 왜 하느냐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폭언을 쏟아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택시에 장착된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으로 확인된 내용이라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다.
이상은 최근 발생한 막말녀 사건이다. 이들 사건에 ‘막말녀’라는 제목이 붙은 것은 세 여성이 모두 ‘막말을 했다’는 공통점 때문인데,
이들의 막말은 정말 상식을 무시했으며 상상을 초월했다. 여성이, 젊은 여성이, 심지어 임신부가 어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경악했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답답하고 부끄러웠다.
이들의 언행에서 이웃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은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다. 어르신에 대한 공경도 없다. 이들의 행동은 도덕과 윤리의 타락을 넘어 패륜에 가까웠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고, 지하철이라는 공간이 모두가 함께 생활하는 곳이라는 공공 의식조차 없다.
그러나 손가락질만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찬찬히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이들의 패행(悖行)을 비판한 누리꾼들이 거친 말과 막말을 쏟아 낸 점은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격분한 누리꾼들의 댓글에는 싸가지, 꼬라지, 돼지, 걸레, 쓰레기, 정신 나간 ×, 미친 × 같은 말들이 넘쳐 나고 있었다.
세 여성이 지탄을 받아 마땅한 행동을 한 것이 사실이라 해도 똑같은 식의 막말과 욕설로 이들을 꾸짖는 것은 마찬가지로 부끄러운 일이다.
- 이 글은 위클리공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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