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이 직업인 분들도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은 것이 '바뀌다'입니다. '바뀌다'를 그냥 쓸 때는 틀릴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과거형이 되거나 축약을 할 때, '바꼈다, 바껴서, 바끼고' 등등 잘못 쓴 것을 자주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바르게 쓴 문장은 두 번째입니다. 왜냐하면 '바뀌다'의 과거형인 '바뀌었다'를 더 이상 줄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얼핏 ‘바뀌+어→바껴’ ‘바뀌+었다→바꼈다’로 줄어들 것 같지만 규정에 어긋난다. 모음끼리 어울려 ‘ㅕ’로 바뀌는 것은 ‘ㅣ’ 뒤에 ‘-어’가 결합할 때다. ‘견디어→견뎌’ ‘다니어→다녀’ ‘막히어→막혀’와 같은 경우다.
한글맞춤법엔 여러 가지 준말 규정이 있으나 모음 ‘ㅟ’ 다음에 ‘ㅓ’가 올 때 줄이는 방식에 대해선 나와 있지 않다. 이를 표기할 수 있는 모음이 없기 때문이다. ‘바뀌다’의 어간에 ‘-어/-었다’가 결합하면 ‘바뀌어/바뀌었다’로 활용되지만 이의 준말 형태는 없다.
- [우리말 바루기] ‘바꼈다’의 정체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40386
맞춤법을 ‘바꾸어’ 달라고 떼를 쓸 수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이때도 '바끼지 않을'이 아니고 '바뀌지 않을'입니다. 그동안 습관이 되어서 '바뀌지'가 힘든 분들도 다음 예들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실 거라 믿습니다.
비슷한 예로 ‘사귀다’ ‘할퀴다’ ‘뀌다’도 ‘사겨/사겼다’ ‘할켜/할켰다’ ‘껴/꼈다’로 잘못 줄이는 경우가 많다. ‘사귀어/사귀었다’ ‘할퀴어/할퀴었다’ ‘뀌어/뀌었다’로 활용된다. 여기서 더는 줄일 수 없다. 표기할 글자가 없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 question의 발음이 ‘퀘스천’이 아니고, ‘쿠웨스천’이라고 강조하던 분들이 기억납니다. 마찬가지로 ‘바뀌다, 사귀다, 할퀴다, 뀌다’ 등을 ‘바끼다, 사기다, 할키다, 끼다’ 등으로 쓰거나 발음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도 될까요?
2020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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