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좀 들어서는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답을 망설였다. 20대 때는 스타가 되겠다는 확고한 꿈이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그런 게 희미해졌다. 그런데 얼마 전 유OO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기사에서는 마치 교수가 되는 게 꿈인 것처럼 정리되었지만 교수가 되는 게 꿈은 아니다. 물론 교수가 된다면 후배들에게 그 동안 살면서 배운 것을 나눠줄 수 있으니 좋을 것이다. 또 교수가 된다는 것 자체가 학교로부터,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증거일 테니 그도 기분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정말로 내 꿈은 교수가 되는 것인가?
신문에 기사가 나간 후로 꽤 오랫동안 생각을 했다. 논문 주제 때문에 고민도 했다. 해방 이후 미군정기 상황을 묘사한 책들을 읽다가 정말 좋은 논문이 쓰고 싶어졌다. 그래 좋은 논문을 쓰는 거다. 얼마나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정말로 좋은 논문을 쓸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지만 여하튼 한번 써 보자. 그러고 나서는 책을 쓰자. 좋은 논문을 쓰고 좋은 책을 쓰자. 이것이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 내 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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