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민주주의 희망을 깨우다'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파는 책이 아니고 한글문화연대에서 '정치인 말말말'을 맡아 언어 감시 활동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만든 책입니다. 아름다운 재단의 청소년 자발적 사회 문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나온 것입니다. 내용도 좋고 편집도 잘 되어서 아주 보기도 좋습니다. 정말 애 많이 썼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 책 앞 쪽에 다음과 같이 '언어민주주의'에 대한 정의가 적혀 있는데, 읽는 순간 이 글의 의미가 너무 알쏭달쏭해서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언어의 주권은 한글에게 있고, 한국인이 사용하는 언어의 주인은 한글이므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외국어와 외래어를 순화하여 한글을 지켜내고자 하는 정신."
어떠신가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주권이 한글에게 있다. 있다 해도 '한글에게'가 아니고 '한글에'가 맞겠죠. 언어의 주인은 한글이다. 정말로 언어의 주인이 한글인가요? 그리고 외국어와 외래어 순화의 목적이 한글을 지키는 것인가요?
학생들이 애써 만든 작품이라 그냥 보아 넘길까 했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한마디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도대체 이 정의는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늦었지만 책 출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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