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 매니저가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전화가 왔는데 어떤 분이 형한테 눈을 주고 싶다는 전화를 했다는 거다. 그런데 그 분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근육병 환자라고 했다. 하루종일 눈만 말똥말똥 뜨고 사는 분이란다. 그런 분이 동우의 사연을 듣고 당신의 눈을 주겠다고 했다는 거다.
매니저가 전하는 그 얘기를 듣고 동우는 눈물을 흘렸다. 아홉 가지를 가지고 있고 딱 한 가지가 없는 자신에게 아홉 가지가 없고 딱 한 가지만 있는 분이 그 한 가지를 주겠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났단다.
그 얘기를 듣고 나도 울었다. 아홉 가지가 없고 한 가지만 있는 사람이나 한 가지만 없고 아홉 가지가 없는 사람이나 결국은 아무 것도 없는 거 같은데......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이 뭔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겠다고 했을 것이다.
어제 극장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함께 박수를 치고 보고 웃고 울었다. 그 극장에서 나는 박수 소리는 여느 극장에서 나는 소리와 좀 다르다. 웃음 소리, 울음 소리도 좀 다르다. 웃겨서 내는 웃음 소리이고 아파서 내는 울음 소리지만 그 모든 소리에는 동우에 대한 동정과 위로와 격려가 담겨 있다. 힘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연극이 끝나면 동우가 말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여러분이 있기에 무대에서 행복하다고 그리고 함께 하는 배우들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윽고 다음에는 살다가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어떤 힘든 일에 부딪치더라도 부디 힘을 내시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으며 또 다시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받으며 살아가나 보다. 아홉 가지를 가진 사람이나 한 가지밖에 못가진 사람이나, 한 가지를 못가진 사람이나 한 가지밖에 못가진 사람이나 모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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