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글날을 맞아 평소 생각하던 바가 있어 글월 드립니다.
저는 외국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 직원중 절반이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각국의 문화와 관습에 대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외국인 주재원들은 국내에 몇 년씩 거주하는 동안 대부분 본국의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을 한국으로 초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친인척들이 한국에 오면 물론 우리나라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기도 하지만,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도 함께 구경하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 중국 일본을 모두 둘러본 서양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의 기와지붕이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 정말 모르겠어요."
우리 한국인들은 기와지붕의 처마 각도만 봐도 그 기와지붕이 한국 것인지 일본 것인지 단번에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보다 더 쉬운 판별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국 광화문, 중국 천안문이나 자금성, 일본 교토의 고성 등에 걸려 있는 현판을 보면 단박에 구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을 제외한 중국이나 일본은 현판을 한문으로 밖에 쓸 수 없습니다. 문자가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우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라는 한글 문자체계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광화문의 현판을 우리의 자랑스런 글자 한글로 [광화문]이라고 써 놓기만 하면, 굳이 외국인들이 한국이나 중국, 일본의 기와지붕 건물과 혼동할 우려가 전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 동상 바로 뒤에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 동상까지 만들어 놓고, 바로 그 뒤에 있는 광화문 현판을 한자로 써 놓는다면 이것은 세종대왕 님의 뒤통수를 치는 웃지 못할 행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세계 각국의 언어학자들이 그토록 침이 마르도록 극찬해 마지 않는 이 아름다운 글자 한글을 놔두고, 왜 중국식 글자인 한자로 광화문 현판을 걸어야 하는 것입니까?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한 광화문 현판을 한자로 써야 하는 것입니까? 그 현판은 우리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우리가 모르는 사이 수많은 외국인들이 보고 사진을 찍어가고 있습니다.
저 수많은 외국인들이 언젠가 "이 사진을 어디서 찍었더라?" 하고 궁금해 할 필요가 없도록 우리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만들어야 합니다!
한글만 있으면 우린 어디서든 중국인이나 일본인의 외모로 혼동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광화문 현판,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자 겨레의 얼인 한글로 만들어야 합니다.
- 이글은 성제훈 박사의 우리말 편지에 실린 것으로 박남 박사님이 쓴 것입니다.
머지않아 현판 교체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만일 한자로 걸린다면 평생 한자로 쓰인 광화문을 보고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래서 지금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하자는 1인 시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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