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쓰는 언어는 ‘한국어’입니다. 한국인들끼리는 ‘우리말’이라고도 합니다. ‘한글’은 한국어를 적는 ‘문자’입니다. 그런데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부산 KNN에 ‘최강1교시'라는 강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지난해 출연해서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와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의 언어독립투쟁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사진은 한글과 일본 가나문자를 비교해 설명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한글이 일본어보다 나은 이유'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지 않나요?
1) 난 널 사랑해.
2) Nan nul saranghae.
3) 아이 러브 유.
위 세 가지 문장은 보면 1)은 한국어 문장을 '한글'이라는 문자로 적은 것이고, 2)는 한국어 문장을 '로마자'라는 문자로 적은 것이고,, 3)은 '영어' 문장을 '한글'이라는 문자로 적은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어, 영어, 한글, 로마자 같은 용어가 어떻게 다른지 이해되지 않는가?
- 이건범, 알고 보니 한글은 한국어가 아니래
글을 쓴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의 지적처럼 한글은 로마자(알파벳), 한자, 키릴문자, 가나문자 등과 마찬가지로 문자입니다. 문자는 말을 표기하는 기호여서 ‘문자=말’은 아닙니다. 따라서 위 사진의 문구는 '한글이 일본 문자보다 나은 이유' 혹은 '한글이 일본 가나문자보다 나은 이유'라고 해야 합니다.
언어는 다양하고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일본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할 수 있고, 한국인들이나 프랑스인들은 각각 자신들의 언어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영어가 가장 정확하고 과학적인 언어'라고 주장한다면 여러 측면에서 다른 언어들과 비교 검토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될 것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자에 대해서는 구조, 기능, 언어와 문자의 적합성, 아름다움 등등 문자가 지닌 장단점과 미추 등을 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동서양의 많은 학자들이 그런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영국의 역사학자 존 맨: 한글은 모든 알파벳이 꿈꾸는 최고의 문자다!
→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로버트 램지 교수: 어질고 인자한 임금인 세종은 또한 여러 제도의 이론적 창설자였다. 효율적인 한글은 그가 남긴 최고의 유산이다.
→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게리 레드야드 Gari Ledyard 교수: 한글은 세계문자 사상 가장 진보된 글자이다. 한국 국민들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학적 사치를 누리고 있는 민족이다.
→ 노마 히데키: 한글은 전율 넘치는 지적 혁명이고, 인류 전체의 귀중한 자산이다.
→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 쉽고 편리하게 정보를 체계화 하려는 시도가 600년 전 있었던 것은 놀라운 일! 한글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디지털 기술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주요한 요인이다.
문자는 문명과 문화의 기초입니다. 좋은 문자를 사용한다는 것은 문명사회 건설에 아주 유리한 수단을 갖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글은 배우기 쉽고 쓰기 편리합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도 ‘한국어는 어렵지만 한글은 쉽다.’고 말합니다. 한글로 일기, 시, 수필, 소설, 논문도 쓸 수 있고, 한글로 지식과 정보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깊이 있게 연구하고 성취할 수 있습니다. 쉽고 편리한 한글 사용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2020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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