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한글상식 면빨이 끝내줘

봄뫼 2020. 6. 18. 23:27

  콩국수의 계절이 왔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냉면이 섭섭해 할지도 모르겠군요. 냉면뿐만이 아니고 메밀국수나 쫄면도 시기할 것 같습니다. 여하간 날이 후텁지근하면 시원한 국수가 제격입니다. 그리고 면이 들어가는 음식은 육수나 국물 맛도 중요하지만 면의 상태가 매우 중요하지요.

 

쫄깃쫄깃한 면빨이 끝내줘요와 같은 내용이 달린 것이 많다. 면이 탱글탱글하고 쫄깃해야 혀에 전해지는 촉감과 씹는 맛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인데, 2020618일자 '우리말 바루기'를 쓴 배상복 기자님은 이렇게 묻습니다.

 

앞의 사진 설명처럼 면빨이 맞는 말일까? 탱글탱글 쫄깃한 면을 생각하면 어감상 면빨이 맞는 말로 생각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면빨이 아니라 면발이 맞는 말이다. 발음은 [면빨]로 나지만 적을 때는 면발이라고 해야 한다. ‘면발은 국수 가락을 지칭한다. “쫄깃쫄깃한 면발이 끝내줘요” “면발이 쫀득쫀득해요등처럼 사용된다.

[우리말 바루기] ‘면빨이 끝내줘요

http://isplus.liv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3804232

 

  발음은 면빨이지만, 철자는 '면발'입니다. 우리말을 발음할 때, 경음화라고 해서 표기와 다르게 면빨, 사진빨, 화장빨, 조명빨, 말빨, 끗빨처럼 된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모두 면발, 사진발, 화장발, 조명발, 말발, 끗발등으로 적어야 합니다.

 

경음-

명사

1」 『언어예사소리였던 것이 된소리로 바뀌는 현상. ‘등불‘[등뿔]’, ‘봄바람‘[봄빠람]’이 되는 것 따위이다. =된소리되기.

- 표준국어대사전

 

  중요한 것은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뀐다 해도 철자는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등불, 봄바람, 발달[발딸], 발전[발쩐], 발작[발짝], 색정[색쩡] 등으로 씁니다. 그런데 이처럼 단지 소리만 된소리로 나는 것이 아니라 철자가 된소리로 바뀐 것도 있습니다.

 

2」 『언어예전에 예사소리였던 것이 된소리로 변하는 현상. ‘으로, ‘곳고리꾀꼬리로 되는 것 따위이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꽃이라고 하는 낱말의 고어는 이었고, 꾀꼬리도 옛말은 곳고리였다는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면발도 철자가 면빨로 바뀌지 않을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면발면빨로 쓰기 시작하면 금강댐이 무너질 정도로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사태, 학꾜 갔따 와서 숙쩨하고 면콩국쑤 먹으러 가자.’처럼 써야 하는 대혼란이 발생할 겁니다. 그냥 철자는 예사소리지만, 발음은 된소리가 나는구나!’라고 이해하시는 게 적절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미인이고 미남들입니다. 근본적으로 실물이 좋은 것이지만, 가까운 친구들은 사진발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합니다. 시기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너무 막역해서 쉽게 그런 농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여하간 이것도 발음은 평까절하이지만, '평가절하'라고 적습니다.

 

202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