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언택트는 영어인가?

봄뫼 2020. 12. 25. 17:51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3단계 격상이 심각하게 논의되는 가운데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이 나왔습니다. 경제 위기도 심각합니다만,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자주 듣는 영어 중 하나가 '언택트'입니다. '언택트'는 영어에서 부정을 뜻하는 un과 접촉을 뜻하는 contact의 줄임말인 tact가 합쳐진 말로 untact'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럴듯한 낱말입니다만, 영어에는 이런 낱말이 없다고 합니다.

 

언택트는 서울대 트렌드분석센터가 201711월 출간한 트렌드코리아2018’에서 김난도 교수 등 8명의 공저자가 방문하지 않고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언택트 기술로 이름 붙인 데서 비롯됐다. 언택트는 접촉하다 뜻의 contact에 반대 접두사 un을 붙인 말이다. 영어권에서는 컨택트의 반대말로, noncontact 또는 contactless를 쓴다.

- 토종 신조어 언택트’, 대통령 이름보다 뉴스에 더 많이 등장

http://news.korea.com/view/normalview.asp?sn=55967762

 

  기사에 따르면, 언택트는 김난도 교수 등이 쓴 책에 등장한 용어로서 한국인들이 창작한 낱말입니다. 영어가 아니었네요. 그러니까 이 말이 한국인들 사이에서만 쓰인다면 콩글리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영미인들이 받아줄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수도 없겠지요. 그렇지만 왜 그냥 noncontactcontactless를 쓰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은 듭니다.

  또 하나, 그리고 굳이 언택트라는 말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겁니다. ‘언택트라는 말이 코로나 상황 아래에서 언론이나 방송에 나오자, 문화부 새말모임에서 재빠르게 '비대면'이라는 말을 쓰자고 권유했습니다. 사실 '비대면'이라는 말도 과거에는 익숙하게 쓰는 말이 아니었습니다만, 알쏭달쏭한 언택트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요즘에는 비대면이라는 말을 쓰는 언론이나 방송도 많아서 언택트와 호각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언택트든 비대면이든 다 좋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더 많은 이들이 알 수 있는 '비대면'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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