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바뀌다와 바끼다

봄뫼 2021. 2. 7. 23:25

  글을 쓰는 것이 직업인 분들도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은 것이 '바뀌다'입니다. '바뀌다'를 그냥 쓸 때는 틀릴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과거형이 되거나 축약을 할 때, '바꼈다, 바껴서, 바끼고' 등등 잘못 쓴 것을 자주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바르게 쓴 문장은 두 번째입니다. 왜냐하면 '바뀌다'의 과거형인 '바뀌었다'를 더 이상 줄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얼핏 바뀌+바껴’ ‘바뀌+었다바꼈다로 줄어들 것 같지만 규정에 어긋난다. 모음끼리 어울려 로 바뀌는 것은 뒤에 ‘-가 결합할 때다. ‘견디어견뎌’ ‘다니어다녀’ ‘막히어막혀와 같은 경우다.

한글맞춤법엔 여러 가지 준말 규정이 있으나 모음 다음에 가 올 때 줄이는 방식에 대해선 나와 있지 않다. 이를 표기할 수 있는 모음이 없기 때문이다. ‘바뀌다의 어간에 ‘-/-었다가 결합하면 바뀌어/바뀌었다로 활용되지만 이의 준말 형태는 없다.

- [우리말 바루기] ‘바꼈다의 정체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040386

 

  맞춤법을 바꾸어달라고 떼를 쓸 수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이때도 '바끼지 않을'이 아니고 '바뀌지 않을'입니다. 그동안 습관이 되어서 '바뀌지'가 힘든 분들도 다음 예들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실 거라 믿습니다.

 

비슷한 예로 사귀다’ ‘할퀴다’ ‘뀌다사겨/사겼다’ ‘할켜/할켰다’ ‘/꼈다로 잘못 줄이는 경우가 많다. ‘사귀어/사귀었다’ ‘할퀴어/할퀴었다’ ‘뀌어/뀌었다로 활용된다. 여기서 더는 줄일 수 없다. 표기할 글자가 없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 question의 발음이 퀘스천이 아니고, ‘쿠웨스천이라고 강조하던 분들이 기억납니다. 마찬가지로 바뀌다, 사귀다, 할퀴다, 뀌다등을 바끼다, 사기다, 할키다, 끼다등으로 쓰거나 발음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도 될까요?

 

202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