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주십시’는 무슨 말일까?

봄뫼 2021. 2. 16. 17:17

  지난 설 연휴를 맞으면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문이 거리에 많이 걸렸는데요, 더러는 '방문을 자제해 주십시요.'라고 쓴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십시요는 안 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장을 끝내는 종결어미는 ‘-가 아니라 ‘-이다. 하십시오체뿐 아니라 도와주시오같은 하오체 문장도 마찬가지다.

- [똑똑 우리말] ‘주십시오주십시요’/오명숙 어문부장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cp=seoul&id=20210211029004

 

  '주십시오'에서 ''를 떼면 '주십시'가 되는데, 이러면 문장이 끝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도와주시오'라고 해야 하지만, '도와주세요.'도 가능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도와주세.'까지만 말해도 의미가 통하기 때문입니다.

 

저 친구 도와주세.

저 친구 도와주세요.

 

  이처럼 ''는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씁니다. 그러니까 ''가 없어도 말이 될 때는 요가 붙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돈이 없어.

안 할래.

 

  친구한테는 '돈이 없어.'라고 해도 됩니다만, 삼촌한테 '돈이 없어.'라고 하면 버르장머리 없는 조카가 되니까, 이럴 때 ''를 붙이면 됩니다.

 

돈이 없어요.

안 할래요.

 

  ''가 여기서 끝나면 얼마나 간단하고 좋을까요? 늘 경험하시겠지만 우리말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는 사물이나 사실 따위를 열거할 때 쓰이는 연결어미다. “이것은 말이요, 저것은 소다처럼 사용한다.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아닙니다. 뭔가 연결하고 나열할 때, ''를 쓰면 됩니다.

 

이것은 오이요, 저것은 배추요, 요것은 콩나물이요, 조것은 시금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내용만 더 볼까요?

 

‘-‘-를 헷갈리게 하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해요체다. 하십시오체와 하오체 자리에 두루 쓰이면서 혼란을 부른다. “말씀하세요에서 ‘-세요‘-시어요의 준말이다. ‘--’는 선어말어미고 ‘-는 종결어미다. 이들 어미 뒤에 붙은 는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다. “말씀하셔요도 마찬가지로 말씀하십시오와는 구별해야 한다.

 

  설명이 다소 난해합니다만, 앞서 살핀 것처럼, ''를 떼도 말이 되면 ''를 붙여도 되는 것이고, 말이 되지 않으면 ''를 붙여야 합니다.

 

말씀하세요. - 말씀하세.

말씀하셔요. - 말씀하셔.

노세요. - 노세.

가세요. - 가세.

말씀하십시오. -> 말씀하십시.(X) -> 말씀하십시오.(O)

 

20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