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칠칠맞다고? 웃어야 할까, 화내야 할까

봄뫼 2021. 3. 23. 23:20

  ‘칠칠맞다는 말은 칠칠하다의 속된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칠칠하다라고 쓰는 게 좋습니다. ‘칠칠하다주접이 들지 아니하고 깨끗하고 단정하다.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라는 뜻입니다. 중요한 것은 칠칠하다가 주로 못하다’, ‘않다와 함께 쓰인다는 점입니다.

 

칠칠하지 못한 사람.

그는 매사에 칠칠치 않았다.

 

  ‘칠칠하다는 좋은 의미지만, ‘못한, 않았다와 쓰임으로써 좋지 않다는 뜻이 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칠칠맞다를 그냥 홀로 쓰고 부정적인 의미로 이해한다는 겁니다.

 

드라마 속 대사도 그랬다. 상대방에게 핀잔을 주며 아유, 칠칠맞긴이라고 하는가 하면, 식사를 하다 옷에 음식을 흘리고선 칠칠맞게 왜 이러지라고 한다. 단어의 쓰임새대로라면 칠칠맞지 못하긴’ ‘칠칠맞지 못하게라고 해야 옳다.

- 내가 칠칠맞다고? 웃어야 할까, 화내야 할까[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228/105649129/1

 

  ‘변변하다는 말도 쓰임새가 비슷합니다. 그냥 변변하다라고 쓰면 제대로 갖추어져 충분하다. 됨됨이나 생김새 따위가 흠이 없고 어지간하다. 지체나 살림살이가 남보다 떨어지지 아니하다.’의 뜻이 됩니다.

 

변변한 집안 자식이다.

아버지가 그 모양이니 자식이라고 변변하겠느냐?

변변한 옷 한 벌 없이 선을 보러 간다고?

 

  그런데 이 변변하다못하다, 않다와 자주 어울립니다.

 

변변치 못한 집안에 장가들지 마라.

색시가 변변치 않아 이혼했다.

옷차림이 변변치 못한 걸 보니, 부자는 아니야.

 

20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