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 여성에게 허리가 얇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할까? 허리가 얇다고 하면 기분 좋을까요? 체격이 건장한 남성에게 허벅지가 두껍다고 말하는 건 어떨까요?
‘두껍다’와 ‘얇다’는 부피가 있는 물체의 두께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거나 작은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두꺼운 책’, ‘얇은 옷’ 등처럼 사용한다.
- [똑똑 우리말] 두껍다와 굵다/오명숙 어문부장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902029004
부피가 있는 물체의 두께를 표현할 때 쓴다는 설명을 보고 바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허리나 허벅지도 부피가 있으니, 쓸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러면 다음 설명을 보겠습니다.
‘굵다’는 기다란 물체의 몸통 둘레나 너비가 크고 넓거나 둥그런 물체의 부피가 큰 것을 말한다. ‘가늘다’는 사물이나 신체 부위가 길이에 비해 너비가 좁거나 둘레의 굵기가 작은 상태를 나타낸다. ‘굵은 팔뚝’, ‘씨알 굵은 밤’이나 ‘가는 빗줄기’ 등처럼 쓰인다.
여전히 알쏭달쏭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면 마지막 설명에서 실제 적절한 쓰임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를 예로 들면 입술·뱃살·눈두덩이는 ‘두껍다’나 ‘얇다’로, 머리카락·목·허리·손가락·팔목·팔뚝·허벅지·종아리·발목 등은 ‘굵다’나 ‘가늘다’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네 팔뚝 굵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팔뚝이나 허벅지는 굵거나 가늘고, 입술, 눈두덩이, 뱃살은 두껍거나 얇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모님 뱃살이 두껍네요.’라는 말을 함부로 하면 곤란하겠지요. ‘뱃살이 가느세요.’도 좀 그렇죠? 아무래도 사람 뱃살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모님이 아니고 생선이라면 ‘뱃살이 아주 두껍네요.라고 해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
철수는 허벅지도 굵고 허리도 굵지만, 입술은 가늘고 눈두덩이도 가늡니다.
영희는 허리도 가늘고 다리도 가늘지만, 입술은 두껍고 눈두덩이도 두껍습니다.
그리고 ‘굵다’의 짝은 ‘가늘다’이고 ‘두껍다’의 짝은 ‘얇다’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종이가 두껍다. 종이가 얇다.
회초리가 굵다. 회초리가 가늘다.
2021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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