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와 같은 누리그물 글이 있다. 사진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생전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소탈하고 재미 있는 모습의 사진들이다. 일왕을 만나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인사하는 당당한 모습 등도 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다.
노간지... 노무현(노간지 종합선물 세트)노간지시리즈
희한하게도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평범하게 농사나 지으러 가신분이
자기 대통령때보다 어째 더 호감을 끌더니만......
요즘엔 노본좌, 노간지 종합 선물세트등등 최고의 인기 절정에 있다.
종합선물세트도 좋고 노본좌도 좋다. 하지만 노간지는 안 된다. 간지는 일왕 나라의 말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노무현 대통령이 인사를 하면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은 일왕 나라의 말이다. 즉 일본말이다.
간지(感じ) - 지각함, 인상, 기분, 분위기, 감상.
오츠나 간지(乙な感じ) - 멋진 느낌
지금 '간지'라는 말을 쓰는 이들은 이게 일본어인지도 모르고 그냥 '멋진 느낌'이라는 뜻 정도로 쓰는 듯하다. 물론 일본말을 써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말은 외국어로서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말 속에 일본어를 함부로 섞어쓰면 안 된다. 후까시, 이빠이, 앗사리, 기스 같은 말들이 그렇다.
윗글에서 소개하는 사진의 제목 중 '대박 귤 쓰리 간지'가 있다. 장난스럽게 귤을 슬쩍해서 주머니에 감추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오랜만에 듣는 말이지만 '쓰리'도 일본어이다. 쓰리는 소매치기다. 쓰리와 간지를 함께 쓴 것은 정말 절묘한 조합이지만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 대통령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추모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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