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희망

우리말편지

봄뫼 2010. 4. 26. 05:57

  국립농촌과학원에서 일하시는 성제훈 박사는 매일 아침 전자우편으로 우리말편지를 띄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성 박사는 우리말편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말 편지는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날마다 받아보는 편지의 내용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잘못 쓰는 우리말에 대한 설명도 있고, 일본어잔재 순화에 대한 내용도 있고, 순우리말 살려 쓰기에 대한 뜨거운 정도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 토막을 소개합니다.

 

  주말 저녁에 텔레비전을 봤는데요, 서로 치고받는 권투 경기를 중계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두고 박진감이라고 하면 좀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박진감이란 말은 진실에 가까운 느낌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 사실이 아닌데 마치 사실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박진감 넘치게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그 소설은 박진감 있는 구성과 탄탄한 주제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의 설명은 박진감이 있었다.”처럼 씁니다. 그러니 진짜 경기를 보면서, ‘마치 진짜 같은 경기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좀 이상합니다.

 

  언젠가 성 박사는 이런 변명을 했습니다. 출근해서 그 날의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편지를 씁니다. 편지 쓰기가 일에 지장을 주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우리말편지는 매일 아침 일찍 도착합니다. 아침 일찍 한 알씩 먹는 비타민처럼 우리말편지는 우리말을 지키고 살립니다.

 

- 우리말편지를 받아보시고자 하는 분들은 댓글로 전자우편 주소를 남겨주시면 신청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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