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번 문제는 초성퍼즐입니다. 지금부터 초성을 하나씩 공개해 드릴 텐데요, 빨리 맞히실수록 점수가 높습니다. 세 글자 낱말입니다.
OOO
OㄸO
Oㄸㄱ
ㄲㄸㄱ
정답은?
깍뚜기? 아니고요?
네, 정답은? 그렇죠. 꼴뚜기입니다.
정답을 맞히신 두 분께는...
20여 년 전에 한국방송공사에서 '퍼즐특급열차'란 퀴즈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정답을 빨리 맞히실수록, 정답을 맞히신 두 분께'라고 정확히 '맞히다'를 쓰는 것이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때때로 '정답을 맞추신'이라거나 '빨리 맞추셔서'라고 했을 겁니다.
2020년 4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손잡고 실시한 한국인이 헷갈리는 맞춤법 조사에서 당당히 9위를 차지한 것도 '맞히다'와 '맞추다'인데요,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2020년 4월 6일자 국민투데이 ‘최태호 스페셜 칼럼’을 읽어보겠습니다.
‘맞추다’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
“1. <동사>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
2. <동사>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3. <동사> 서로 어긋남이 없이 조화를 이루다.”와 같다.
그러므로 예를 들면 “나는 어제 옷을 맞추었어.”나 “모서리를 맞춰보면 알잖아.”와 같이 쓴다.
- 국민투데이(http://www.kukmini.com)
그러니까 '맞추다'는 '짝을 맞추다', '퍼즐 조각을 맞추다'처럼 둘 이상의 사물을 서로 맞추거나 비교하거나 분위기를 맞출 때 씁니다. 과거에는 귀에 익숙한 '안성마춤'처럼 '마추다'라고도 썼지만, 현재는 '맞추다'만 쓰고 있어서 '안성맞춤'이라고 적습니다. 그럼 이제 '맞히다'를 보겠습니다.
“1. <동사> ‘맞다’의 사동사(사동사는 주체가 제3의 대상으로 하여금 어떤 동작이나 행동을 하도록 함을 나타내는 동사임). 문제에 대한 답을 옳게 하다.
2. <동사> ‘맞다’의 사동사. 자연 현상에 따라 내리는 눈, 비 따위를 닿게 하다.
3. <동사> ‘맞다’의 사동사. 침,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게 하다.”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므로 하나 씩 예문을 함께 보면서 살펴보기로 하자. 1번의 예를 들면 “퀴즈의 답을 맞히다. 정답을 맞히다.”가 있고, 2번의 예로는 “화분에 비를 맞히면 화초가 잘 자란다.”과 같다. 다음으로 3번의 예를 들면 “아이의 엉덩이에 주사를 맞힌다. 바람이 부는데도 불구하고 과녁에 정확히 화살을 맞혔다.
‘맞히다’는 질문, 문제, 퀴즈 등에 대한 답을 ‘맞히는’ 것이고, ‘맞힌’ 사람에게는 뭔가 좋은 일이 있겠지요. 그러니 정답을 ‘맞추시면’ 안 됩니다. 설명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이 정도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만, '화분에 비를 맞히거나 과녁을 맞히거나'와 같은 표현은 여전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비를 맞히고 과녁을 맞히고'를 입에 붙이시기 바랍니다.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는 경우에도 '바람을 맞혔다'라고 하죠? 그러면 키스는 입을 맞추는 것일까요, 맞히는 것일까요? ‘맞추는’ 것입니다. 헷갈리시면 '입맞춤'이란 낱말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입-맞춤 「명사」
「1」 성애의 표현으로 상대의 입에 자기 입을 맞춤.=키스.
예문: 연인과의 달콤한 입맞춤. / 기훈의 고독한 입맞춤은 너무 격렬하여 여자를 질식시킬 뻔했던 것 같다.≪박경리, 시장과 전장≫
- 표준국어대사전
정답은 맞히는 것이고, 바람도 맞히는 것이고, 엉덩이 주사도 맞히는 것이지만, 양복은 맞추고, 가구와 벽지 색깔도 맞추고, 분위기도 맞추고, 누군가를 질식시킬 정도로 입도 맞추는 것입니다.
2020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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