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덕분’과 ‘탓’

봄뫼 2021. 4. 6. 15:43

  과거에 이런 유행어가 있었습니다. ‘OO 덕분에 다 모였네.’ 무슨 일로 모였을까요? 모인 것이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만, 이 유행어가 부정적으로 쓰인 맥락을 기억하신다면, 이 표현은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뭔가 나쁜 일이 발생했다면 덕분이 아니고 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뜻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건네는 그들 덕분에!”란 말처럼 항상 긍정적인 상황에서 쓰인다. ‘도 같은 의미다. “그들 덕에!”로 바꿔 말해도 무방하다.

- [우리말 바루기] ‘덕분

http://m.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133183

 

  그러니까 위 말은 덕분이 아니고 을 써서 ‘OO 탓에 다 모였네.’라고 했어야 합니다. ‘이라는 게 뭔가 잘못된 일의 원인 같은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은 주로 부정적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을 이른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동선을 숨긴 탓에 감염이 확산했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거리를 활보한 탓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와 같이 은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한다.

 

  이렇게 덕분은 구분해 써야 합니다. 정 헷갈리신다면 좋은 일 나쁜 일에 다 쓸 수 있는 때문을 쓰셔도 됩니다.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을 뜻하는 때문은 긍정적 맥락에서도, 부정적 맥락에서도 쓸 수 있다. ‘덕분처럼 특정 맥락에 한정되지 않는다. “말투 탓에 외로운 사람, 말투 덕분에 행복한 사람에서 덕분을 모두 때문으로 바꿔도 의미가 통한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라고 하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지만, 여하간 로 인해 이렇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좋은 일과 나뿐 일을 구분해서 그런 감정을 실어서 정확히 표현하고 싶다면 역시 덕분을 쓰는 게 좋겠지요!

 

이게 다 네 덕분이다. (좋은 일에 대한 인사를 하는 듯하다.)

이게 다 네 탓이야. (나쁜 일이 생겨 원망하는 듯하다.

 

20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