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예문에서 맞는 말은 무엇일까요?
두 살배기 아이다. / 두 살박이 아이다
점박이 강아지다. / 점배기 강아지다.
올바른 표현은 ‘두 살배기’와 ‘점박이’입니다. 간단히 구별할 수 있는 말입니다만, 발음이 비슷하다보니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그럼 찬찬히 설명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배기’입니다.
‘-배기’는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세 살배기’ ‘다섯 살배기’처럼 쓰인다. 첫 번째 예문에서도 이런 의미로 사용됐으므로 ‘두 살배기’가 맞는 말이다.
‘-배기’는 ‘나이배기’처럼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을 더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배기’는 또한 ‘공짜배기’ ‘대짜배기’ ‘진짜배기’와 같이 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말로도 쓰인다.
- [우리말 바루기] ‘두 살박이’일까 ‘두 살배기’일까?
https://mnews.joins.com/article/24043269#home
요즘에는 ‘동안’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만, 과거에는 겉보기보다 나이가 든 사람을 ‘나이배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시대가 변하면 쓰는 말도 좀 변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나이배기란 말을 쓸 수는 있습니다만, “참 동안이세요.”라는 말을 ‘참 나이배기세요.’라고 하면 어색하기는 합니다. 다음은 ‘박이’입니다.
‘-박이’는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네눈박이’ ‘차돌박이’ ‘금니박이’ ‘덧니박이’ 등이 이런 예다. 위의 둘째 예문에서도 등에 점이 박혀 있는 강아지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박이’가 붙은 ‘점박이’가 옳은 말이다.
‘-박이’는 ‘장승박이’ ‘붙박이’처럼 무엇이 박혀 있는 곳이라는 뜻을 더하거나 한곳에 일정하게 고정돼 있다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도 사용된다.
코로나로 인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제 경우는 ‘집박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말에 ‘집박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을 ‘집돌이’라고 합니다만, 이 말도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습니다.
2021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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