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묘합니다. 추리닝은 입어도 되고 빤스는 입으면 안 된다는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일본어식 외래어(?)는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일반의 상식입니다. 그래서 ‘잠바’라고 하면 안 되고, ‘점퍼’라고 해야 한다는 얘기를 종종 들으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잠바’라고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언어는 습관이어서 한번 길들면 쉽게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말들 중 일부를 그냥 쓰도록 한 모양입니다.
추리닝(←training):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할 때 편하게 입는 옷.
마후라(mahura): ①추위를 막거나 멋을 내기 위하여 목에 두르는 천. =머플러. ②내연 기관에서, 배기가스가 배출될 때 나는 폭음을 줄이거나 없애는 장치. =소음기. (어원) 〈muffler
잠바(←jumper): 품이 넉넉하고 활동성이 좋은 서양식 웃옷. =점퍼.
미싱(mishin): 바느질을 하는 기계. =재봉틀. (어원) 〈machine
- [바른말 광] 901. ‘빤스’는 안 된다
http://mobile.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40720474010663
이 글을 쓴 이진원 교열부장님의 설명처럼 추리닝, 마후라, 잠바, 미싱은 사면을 받았으나, 분위기나 성격은 비슷한데 여전히 써서는 안 되는 말들도 있습니다.
고로케(→ 크로켓), 레자(→인조 가죽), 밤바(→범퍼), 빤스(→팬티), 빵꾸(→펑크), 후라이팬(→프라이팬).
좀 의아합니다. 크로켓과 범퍼보다는 고로케와 밤바를 더 많이 쓰고, 인조가죽과 레자, 빤스와 팬티, 빵구와 펑크, 후라이팬과 프라이팬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 같은데, 왜 사면을 받지 못했을까요? 어쩌면 지금 이 말들의 운명을 놓고 국어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 중일 수도 있겠습니다. 기준이 뭘까? 좀 궁금합니다만, 국어전문가들의 의견과 판단을 존중해야겠지요. 그런데 이 글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만, 사전을 보니 ‘빠꾸’도 사면을 받았네요.
빠꾸
「1」 차량 같은 것을 뒤로 물러가게 함.
「2」 물건을 받지 않고 되돌려보냄.
어제 납품된 불량품은 빠꾸 놓았다.
쉽게 결재를 받을 줄 알았는데 몇 번이나 빠꾸를 맞았다.
- 표준국어대사전
이건 ‘후진’이나 ‘뒤로’ 혹은 ‘퇴짜’라고 하면 될 텐데, 요즘 사전 너무 너그럽네요.
천천히 ‘뒤로!’
데이트 신청했다가 몇 번 퇴짜를 맞았는지 몰라,
2021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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