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아내, 부인, 처, 집사람, 안사람

봄뫼 2021. 6. 21. 13:18

  아내를 가리키는 호칭이 여럿 있습니다. 아내, , 부인, 안사람, 집사람 등등. 그런데 속뜻을 알고 나면 쓸 수 없는 호칭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처입니다.

 

()의 경우, 알고 나면 아마 다시는 쓰지 못할 수도 있다. 봉건시대에 벼슬이 없는 서민의 아내를 가리키는 가장 낮은 호칭이기 때문이다.

- [이재운의 말글 바루기] 처와 부인(婦人)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MAL/337277/view

 

  사실 저도 라는 말을 간혹 썼는데, 앞으로는 쓰지 않아야겠습니다. 부인이라는 말도 두 가지 의미가 있답니다.

 

부인이라는 말도 뜻을 아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부인(夫人)과 부인(婦人)의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夫人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고대 중국에서 제후의 아내를 이르던 말이라고 나오고, ‘婦人결혼한 여자라고만 나온다.

 

  그러니까 부인께서는 안녕하시지요?’ 할 때 부인은 부인(夫人)이고, 결혼한 여성들을 가리킬 때는 부인(婦人)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라고 해야 하는군요. 그런데 이 호칭에도 기원이 있네요.

 

아내에 대한 호칭은 주나라 시절에 만들어진 예법에 관한 책 <주례(周禮)>에 대부분 규정돼 있다. 제왕, 즉 천자의 아내는 후()라고 했다. 천자가 임명한 제후의 아내는 부인(夫人)이며, 제후가 임명하는 대부의 아내는 유인(孺人), 그 아래 무사 집단을 구성하는 사()의 아내가 부인(婦人)이다. 벼슬이 없는 서민의 아내는 처().

 

  좀 복잡하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살펴보니 아내가 가장 무난하고, ‘부인은 경우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군요. 아무래도 는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그럼 집사람과 안사람은 어떨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집사람은 남에 대하여 아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고, 안사람은 아내를 예사롭게 낮추는 말이라고 합니다. 어감 상 집사람보다는 안사람이 더 나을 듯한데요, 결론은 둘 다 낮추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되도록 아내를 써야겠습니다.

 

아내

혼인하여 남자의 짝이 된 여자.

- 표준국어대사전

 

202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