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코로나 확진, 죽었다 살아난 것 같은...

봄뫼 2022. 12. 28. 17:42

  24일 오전 9시 30분쯤 윌스기념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했다. 26일 제주도 특강 때문에 25일 비행기를 타야 하는 상황이어서 감염 여부를 빨리 알아야 했다. 

  22일 오후부터 목이 불편해졌고, 23일 오후에는 통증이 제법 심했다.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하니, 두 줄이 선명하게 나왔고, 그래서 아침 일찍 서둘러 병원에 온 건데, 아니나 다를까 결과는 양성이었다. 

  결과표와 처방전을 들고 송건강약국에서 약을 받았다.  차를 몰고 돌아오는 길에 바로 유 사무국장님께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물의를 빚기도 하지만, 참으로 면목 없는 노릇이었다.

  집에 돌아와 자가 격리를 시작했는데, 오후부터 증상이 아주 심각해지더니, 고열에 몸살, 두통, 인후통 등등 여러 가지 증상에 시달렸다. 돌이켜 보면 월요일 밤까지 꼬박 3일 동안은 저쪽 세상에 있었던 것도 같다.

  27일 아침부터 서서히 정신이 돌아왔고 모든 증상들이 조금씩 완화됐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하루 세 번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잘 넘어가지도 않고 무슨 맛인지도 알 수 없는 밥과 국을 꾸역꾸역 입에 떠넣은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28일 아침에 한결 나아진 것을 느꼈지만, 여전히 목구멍의 염증은 가라앉지 않았고, 잔기침과 가래, 두통이 심했다. 인터넷에서 원스톱진료기관을 검색한 다음, 가까운 의원에 전화를 걸어 진료를 받고, 5일치 약 처방을 받았다. 직접 갈 수 없으니, 이 또한 아내에게 부탁했다. 

  정신이 돌아온 이후 줄곧 떠나지 않는 생각은 나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를 안이하게 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3년을 코로나와 함께 살다보니, 처음 느껴던 공포나 두려움도 많이 줄었고, 무증상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무장을 해제하는 원인이 되었고, 심지어는 '걸려도 일주일 격리면 끝난다는데' 하는 생각조차 했던 것 같다. 외출할 때, 마스크는 착용했지만, 여태까지 걸리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과 허황된 기대감 속에 크게 조심하지 않았으니, 어느새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었다.

  처음 3일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다행히 죽지 않아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이렇게 아플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아팠다. 사실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적당한 때에 떠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그럼에도 해이해진 상태에서 감염된 것은 내 잘못이고, 화를 스스로 부른 셈이다. 반성해야 한다. 반성하지 않으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다. 사람들 대부분이 다소 무감각해진 듯하지만, 좀더 주의해야 한다. 백신도 열심히 맞고, 생활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이게 살아 있는 동안 건강하게 지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10년을 살든 20년을 살든 되도록 아프지 않고 다들 건강하게 살면 좋겠다.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말 비타민이 나왔다  (0) 2023.09.27
동우와 함께 찾은 푸른 바다  (0) 2023.01.19
슬기로운 우리말 전도사 정재환  (0) 2022.12.23
소장 도서 판매  (0) 2022.11.18
11월 20일 책 판매 행사를 준비하며  (0)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