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행안부의 잔망스런 일처리를 비판한다

봄뫼 2009. 5. 7. 17:51

  한글문화연대는 2007년과 2008년 두 해 동안 한글옷 보급 운동을 해왔다. 영어가 찍힌 옷들은 넘쳐나도록 많고 잘 입지만 정작 우리 한글이 찍힌 옷은 별로 없고 잘 입지 않기 때문에 한글옷을 입자는 취지로 시작한 운동이다.

 

  일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어서 방법을 찾던 중 행자부에서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공익 사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게 있기에 사업신청서를 냈었는데, 안이 좋았는지 운이 좋았는지 선정되어 순조롭게 한글옷 알리기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문제가 좀 생겼다. 작년에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우리 한글문화연대도 참여했었다. 작은 단체지만 묘하게 언론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더니 촛불단체라는 이름을 듣게 됐다. 우리가 이렇게 유명한가 하고 놀라기도 했다. 어쨌거나 한글옷 운동은 촛불시위와는 무관한 것이라 올해도 다시 한글옷 알리기 운동 사업안을 냈는데 행안부에서는 촛불시위 참여 단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한글문화연대의 한글옷 알리기 운동을 외면했다.

 

  의아한 것은 다름 아닌 행안부의 정식 발표랄까 해명이랄까 하는 대목이다. 그냥 아무 소리 안 하고 선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는 사업안이 좋았지만 올해는 다른 단체에서 더 좋은 안들을 많이 내서 그 쪽 안을 선정했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아니 그런 얘기조차 하지 않아도 그런 줄 안다. 대개 공모전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닌가? 출품작에 대해 심사를 하고 그 중 우수한 작품을 뽑은 것이다. 만일 뽑히지 않는다면 아 뭔가 보족했나 보다 다음에는 더 분발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행안부에서 아무 소리 없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촛불단체라서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발표를 했을까?

 

  시민단체는 때로 정부와 협력할 수도 있다. 도움을 주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정부가 하는 일을 비판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한다. 두 가지 일이 다 중요하다. 이것이 시민단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촛불시위 때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고 여러 시민단체들도 목소리를 함께 했다. 이것은 시민으로서 시민단체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다. 흔히 시민의 권리를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이것은 권리이면서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행안부의 잔망스런 일처리 역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굿 닥터 공연 시작했습니다.  (0) 2009.10.08
넷피아에 다녀왔습니다.  (0) 2009.07.03
욕설 배틀(경기) 이대로 좋은가?  (0) 2009.05.01
귀신이 곡할 히흥  (0) 2009.04.25
우리만 우리 옷을 입지 않는다!  (0) 2009.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