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환의 역사 팩트체크] '천하를 하나의 집으로' 팔굉일우 신화의 잘못된 해석
일본 신화에서 천손이 강림했다는 신화의 땅 미야자키는 규슈의 남동부에 있다. 동쪽의 푸른 바다 외에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계절풍의 영향을 적게 받고 난류의 기운 덕분에 겨울에도 따뜻하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특별히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겨울이면 두산 베어즈나 기아 타이거즈가 전지훈련을 하고, 따뜻한 날씨와 푸른 잔디를 그리워하는 골퍼들의 발걸음도 잦다.
미야자키시 해발 60m에 평화대공원(平和台公園)이 자리하고 있다. 푸른 잔디밭은 산책하기에 좋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으며, 일본의 고분에서 출토된 하니와(はにわ)를 전시하는 하니와엔(はにわ園)도 있다. 지대가 높지는 않지만 미야자키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고 시가지 풍경 너머 보이는 망망대해를 감상하기도 좋다. 사실 이곳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공원 중앙에 우뚝 솟은 ‘평화의 탑(平和の塔)’이다. 크기뿐만 아니라 짙은 회색과 검정, 어두운 갈색 등이 뒤섞인 거대한 돌덩어리 탑이어서 짙푸른 녹음과 대비된다.
멀리서 본 미야자키의 평화의 탑 전경. |
평화는 인류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다. 일본인들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평화의 탑이 만들어진 때를 보면 절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이 탑은 1939년 「기원2600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착수되었고, 1940년 11월 15일 완성되었다. 당시 일본은 1939년 5월 노몬한사건으로 소련과 충돌하고, 1940년 9월 인도차이나에서 프랑스와 전투를 벌이는 등 1931년 만주사변에서 1945년 패전에 이르는 15년 전쟁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었다. 침략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일본이 만든 평화의 탑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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