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고려인강제이주 첫 열차 출발지
1937년 소련 정부는 9월 9일부터 두 달 동안 연해주의 한국인 17만여 명을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로 강제 이주시켰다. 한국인이 일본의 첩자 노릇을 할 우려가 있고, 군사 작전을 할 때 일본인과 한국인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소련의 명분이었다. 저항 가능성이 있는 한인사회의 지도자 2,500여 명을 사전에 처형했다. 한국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하루아침에 집과 고향을 잃고 중앙아시아로 이주당했고, 이 과정에서 2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라즈돌노예역은 강제이주 첫 열차가 출발한 곳으로 통곡의 역이라 불렸다. 이주 열차는 연해주에서 하바로프스크, 이르쿠츠크 등을 지나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지역으로 40일 정도 이동했다.
고려인들은 소나 말 등 가축을 운반하는 차량에 실려 갔고, 난방 시설이 없어서 추위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씻지도 못했고, 열차 안에서 밥을 먹고 화장실이 따로 없어 같은 자리에서 대소변을 봐야 했다.
열차 안에서 많은 사람, 특히 노약자와 아이들이 굶주림과 질병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기차가 오래 정차하면 시체를 묻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냥 버려야 했다. 죽은 아기의 시신을 달리는 기차에서 밖으로 던졌다고도 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도착한 곳은 카자흐스탄, 우즈베케스탄 지역. 첫 도착지는 우슈토베,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에 버려진 고려인들은 토굴을 파고 생활하며 혹한을 견뎌야 했고, 이듬해부터 맨손으로 땅을 갈아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1920년 봉오동전투, 청산리대첩의 의병장 홍범도 장군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되어, 집단농장 관리인 일도 하고 극장의 경비원을 하는 등 초라한 말년을 보내다 1943년 세상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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