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이름의 띄어쓰기

봄뫼 2020. 5. 30. 11:48

  보조 용언의 띄어쓰기를 보면서 역시 띄어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원칙이 있는데도, 예외 규정이 따라 나오는 것이 더 머릿속을 어지럽게 합니다. 원칙을 세웠다면, 예외를 두지 않고 원칙을 고수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인내심을 갖고 이름의 띄어쓰기를 살펴보겠습니다.

 

4절 고유 명사 및 전문 용어

48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김양수(金良洙) / 서화담(徐花潭)

채영신 / 최치원 선생

박동식 박사 / 충무공 이순신 장군

 

   고맙게도 이름의 띄어쓰기는 성과 이름을 붙이고 호칭어와 관직명을 띄니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건 실수할 확률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언론 보도에서도 문대통령이라고 쓰는 것을 보면, 기자들조차 이런 것조차 틀리는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옵니다. ‘문 대통령이라고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요?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

 

남궁억/남궁 억

독고준/독고 준

황보지봉(皇甫芝峰)/황보 지봉

 

   예외 규정이긴 합니다만, 성이 두 자인 분들이 있고, 이름을 붙일 경우 성이 인지 남궁인지 구분할 수 없어서 띄어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정도는 어렵지 않고 예외를 둔 까닭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성이 한 자임을 분명히 할 때도 띄어 쓸 수 있습니다.

 

규정의 예에서는 남궁, 독고, 황보와 같이 두 글자 성만을 보였으나, 성과 이름의 경계가 혼동될 여지가 있으면 한 글자 성도 띄어 쓸 수 있다.

선우진

선우 진(‘선우씨인 ’)

우진(‘씨인 우진’)

 

   '선우진'이라고 쓰면 선우씨인지 씨인지가 구분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위는 선우 진이라고 쓰면 선우, ‘선 우진이라고 쓰면 씨입니다.

 

이름과 마찬가지 성격을 지닌 호()나 자()가 성에 붙는 형식도 이에 준한다.

 

홍길동 / 전시내(--­­)

송강 / 충무공 / 퇴계 / 매월당

 

   위에서 정송강, 이충무공등을 쓸 때 주의할 필요가 있네요. ‘를 이름과 같은 성격으로 봤기 때문에 부여 썼습니다만, 이게 관직명은 띄어 쓴다는 아래 규정과 충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성명 또는 성이나 이름 뒤에 붙는 호칭어나 관직명 등은 고유 명사와 별개의 단위이므로 띄어 쓴다. 호나 자 등이 성명 앞에 놓이는 경우도 띄어 쓴다.

 

홍길동 / / 길동

김철수 / / 철수

박선영 / / 선영

김선숙 /

민수철 교수 / 교수

율곡 이이 / 황희 정승

총장 정영수 박사 / 백범 김구

사장(史社長) / 여사(呂女史)

 

   호나 자를 이름과 같은 성격으로 봤을 때, 이율곡, 김백범 등으로 붙여 쓸 수 있습니다만, 성과 이름 앞에 호나 자를 붙일 때는 띄어 써야 합니다.

 

이율곡 - 율곡 이이 / 김백범 백범 김구

 

   끝으로 우리 한자음으로 적는 중국 인명에도 이 항의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도 기억해야겠습니다만, 동일한 내용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조맹부(趙孟頫)

소식(蘇軾)

왕희지(王羲之)

 

2020529.

'정재환의 우리말 비타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문용어의 띄어쓰기 2  (0) 2020.05.30
전문용어의 띄어쓰기 1  (0) 2020.05.30
보조용언의 띄어쓰기  (0) 2020.05.30
단음절은 붙여!  (0) 2020.05.30
20200529 한글상식 띄어쓰기 전문용어  (0) 2020.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