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학문의 전당, 왜 레포트인가?

봄뫼 2008. 11. 9. 23:47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께서 숙제 혹은 과제를 내준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모두 ‘애들’이 다니는 비슷비슷한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소위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에 가면 수준이 올라간다(?). 12년 동안 해오던 숙제와 과제가 ‘레포트’로 바뀐다.

 

  “레포트는 중간고사 전까지 제출하세요.”

 

  “교수님 중간고사 시험공부하려면 도저히 레포트를 쓸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요, 시험 끝나고 내면 안 될까요?”

 

  레포트는 원래 영어 ‘report’이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한글로는 ‘리포트’라고 쓴다. ‘리포트’라고 쓰니 당연히 발음도 ‘리포트’여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교수님도 ‘레포트’라고 하고 학생들도 ‘레포트’라고 한다. 수준 높다는 대학교가 참 이상하다. 본디 외국말이었으나 물 건너와서 우리말이 된 이 리포트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봐도 그 발음이 [리포-트]에 가깝다. 텔레비전에 나와 여행지안내, 공연소식, 지방의 특산물소개 등 온갖 정보를 전달하는 이들도 모두 ‘리포터’이다. 문화방송에서 했던 특집 프로그램의 이름도 ‘평양리포트’이고 큐 채널의 재미있고 유익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목도 ‘아시아리포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사람들이 영어 ‘report’를 ‘レポート’라고 쓰고 ‘레뽀또’라고 발음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