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럼 이제 우리 어머니들 이야기 좀 해보자. 해마다 3월이면 봄꽃이 핀다.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는 눈꽃이 핀다지만 남쪽 바닷가에는 유채꽃이 핀다. 겨울이 채 가지 않았지만 어김없이 봄이 오는 거다. 봄이 너무 서두르는 거 같아 보이지만 자연스럽게 겨울하고 자리를 바꾸는 거다. 머지않아 목련꽃, 벚꽃, 개나리, 진달래,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고 동백꽃도 빨갛게 꽃봉오리를 터뜨릴 것이다.
햇살이 화사한 봄날,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는 아기가 엄마 손에 이끌려 봄나들이를 나왔다. 노랗게 핀 개나리가 예쁘다. 노란 개나리하고 노란 병아리하고 어린 아기들은 참 잘 어울린다. 마치 다정한 오누이들 같다. 그래서인지 유치원 아이들이 타는 버스도 노란색이고 애들 유치원에서 입는 옷도 대개 노란색이다.
“아가야, [꼬시] 참 예쁘지?”
“네 엄마, [꼬시] 참 예뻐요?”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기에게 [꼬시]라니, 도대체 애한테 벌써부터 뭘 꼬시라는 얘기인가? “아가야, [꼬시] 예쁘지, [저시] 잘 안 나오는데 어떡하나?” 그러고 보면 가수들만 이 밤의 [끄츨] 잡는 게 아니다. “엄마 이 꽃 이름이 뭐예요?”하고 물었을 때, 절대로 “응, 그 [꼬슨] [할미꼬시야]”라고 발음하지 말자. 반드시 “응, 그 [꼬츤] [할미꼬치야], 그 [꼬치] 바로 [할미꼬치야]”라고 발음하자. 엄마가 [꼬츤], [꼬치]라고 바르게 발음하면 아이들은 저절로 “아, 이 [꼬치] [할미꼬치구나]. 엄마, [꼬치] 참 예뻐요.”라고 노란 민들레꽃처럼 깜찍하게 속삭일 것이다.
“아가야, 꽃이[꼬치] 예쁘지, 젖이[저지] 잘 안 나오는데 어쩌나, 밥 먹을까?”
여담이지만 유치원 애들이 입는 원복 색깔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야외 수업하러 놀이동산에라도 가면 똑같은 옷 색깔 때문에 애들이 다 똑같아 보인단다. 그 애가 그 애 같고 저 애가 저 애 같아 구분이 안 된단다. 그러니 선생님들 엄청 애 먹고 애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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