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받침 ‘ㅎ’의 소리를 알아보자.
제12항 받침 ‘ㅎ’의 발음은 다음과 같다.
1. ‘ㅎ(ㄶ, ㅀ)’ 뒤에 ‘ㄱ, ㄷ, 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 ㅌ, ㅊ]으로 발음한다.
놓고[노코] 좋던[조ː턴] 쌓지[싸치] 많고[만ː코] 않던[안턴]
닳지[달치]
[붙임1] 받침 ‘ㄱ(ㄺ), ㄷ, ㅂ(ㄼ), ㅈ(ㄵ)’이 뒤 음절 첫소리 ‘ㅎ’과 결합되는 경우에도, 역시 두 음을 합쳐서 [ㅋ, ㅌ, ㅍ, ㅊ]으로 발음한다.
각하[가카] 먹히다[머키다] 밝히다[발키다] 맏형[마텽] 좁히다[조피다]
넓히다[널피다] 꽂히다[꼬치다] 앉히다[안치다]
[붙임2] 규정에 따라 ‘ㄷ’으로 발음되는 ‘ㅅ, ㅈ, ㅊ, ㅌ’의 경우에는 이에 준한다.
옷 한 벌[오탄벌] 낮 한때[나탄때] 꽃 한 송이[꼬탄송이]
숱하다[수타다]
위 1에서 ‘놓고’의 경우는 받침 ‘ㅎ’ 더하기 뒤 첫소리 ‘ㄱ’의 결과가 ‘ㅋ’이라는 것이며, ‘붙임1’에서는 순서가 반대로 되어 받침 ‘ㄱ’과 뒤 첫소리 ‘ㅎ’의 결과 역시 ‘ㅋ’이라는 것이고, ‘붙임2’에서는 대표음 ‘ㄷ’으로 발음하는 ‘ㅅ, ㅈ, ㅊ, ㅌ’들도 위 규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즉 ‘옷’은 [옫]이므로 ‘옫’의 ‘ㄷ’과 ‘한’의 ‘ㅎ’이 만나서 ‘ㅌ’이 된다는 것이다.
2. ‘ㅎ(ㄶ, ㅀ)’ 뒤에 ‘ㅅ’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ㅅ’을 [ㅆ]으로 발음한다.
닿소[다쏘] 많소[만ː쏘] 싫소[실쏘]
3. ‘ㅎ’ 뒤에 ‘ㄴ’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ㄴ]으로 발음한다.
놓는[논는] 쌓네[싼네]
[붙임] ‘ㄶ, ㅀ’ 뒤에 ‘ㄴ’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는다.
않네[안네] 않는[안는] 뚫네[뚤레] 뚫는[뚤른]
그런데 여기서 ‘뚫네’가 왜 [뚤네]가 아니고 [뚤레]로 되었을까 의문을 품을 수 있는데, 이는 그 아래 ‘*’의 설명에 제20항을 참조하라고 되어 있는데, 제20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한다. 그러므로 ‘난로’는 [날로], ‘신라’는 [실라]가 되듯이 ‘뚫네’ 역시 [뚤네]가 아닌 [뚤레]가 된 것이다. 다음은 ‘ㅎ’ 발음에 대한 마지막 조항이다.
4. ‘ㅎ(ㄶ, ㅀ)’ 뒤에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나 접미사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는다.
낳은[나은] 놓아[노아] 쌓이다[싸이다] 많아[마ː나]
않은[아는] 닳아[다라] 싫어도[시러도]
살펴본 것처럼은 ‘ㅎ’은 네 개의 조항과 거기 달린 세 개의 붙임에 따라 꽤 복잡하다. 세상에 이걸 어떻게 다 기억하냐고 투덜거릴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정도만 외우면 ‘ㅎ’의 발음 완전정복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더러 우리말이 너무 까다롭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이 정도 까다로움은 어느 나라 말에나 다 있다. 다른 나라말, 즉 프랑스어나 독일어, 영어 등등이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덜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