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닥터

2010 굿 닥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봄뫼 2010. 10. 30. 09:28

  어제 첫 연습이 있었습니다. 연습이라기보다는 전체 연습의 일정을 정하고, 배역을 정하고, 연출자  이대영 선생의 이번 공연에 대한 생각을 듣고 배우들과 얘기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습니다.

 

  제가 맡은 건 작가, 피터, 아버지 등입니다. 작년보다 역할이 줄었습니다만, 더블캐스팅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짜임새가 있는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배우들의 배역 이동도 있어서 그로 인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움도 은근히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작년에 같이 공연했던 민영이가 빠지는 바람에 아직 니키의 아내가 결정되지 않았는데 그 자리에 어떤 배우가 들어올지도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공연은 11월 18일부터 12월 15일까지입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공연하고 일요일은 쉽니다. 장소는 대학로(명륜동)에 있는 눈빛극장입니다. 월요일부터 날마다 연습을 하기 떄문에 방송 일정, 특강 일정 등등 모든 일정을 여기에 맞춰야 합니다. 머리가 조금 복잡하기 하지만 열심히 뛰어야지요.

 

  저녁을 먹고 맥주를 한 잔 하는 자리에서 '너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너무를 너무 잘못 사용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너무 좋아요, 너무 신나요'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짜증이 확 난다고 이준 선배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짜증이 나게 된 원인은 저 때문이라고, 작년에 연극을 같이 한 후로 그런 말들이 자꾸 귀에 걸린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정재환이가 방송에 나가 '너무'에 대해 꼭 얘길해야 한다고......

 

  벌써 아주 오랜 전부터 지적되어 온 문제입니다. 방송을 보면 말과 자막이 다릅니다. 말은 '너무'인데 자막은 '매우'나 '정말'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나마 피디나 작가가 신경을 쓴 덕분입니다. 하지만 큰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말하는 이들은 틀리거나 말거나 그런 문제는 신경쓰고 싶지도 않고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입니다.

 

  너무는 대략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나는 너무라는 말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너무라는 낱말을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다른 말들은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표현력의 빈곤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규범이라는 건 지켜줄 때 가치가 있습니다. 언어 규범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제하기 어렵습니다. 벌금을 물게 하기도 어렵습니다. 감옥에 가둘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말의 사용자인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잘 쓸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