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머리'는 머리에 깻잎을 얹은 것이 아니고 깻잎을 얹은 것처럼 보이는 머리 모양을 말한다. 앞머리를 쫙쫙 편 다음, 밥 위에 깻잎을 얹듯 이마 위에 착 붙인다.
깻잎이 붙은 말로 '깻잎 주차'라는 게 있다. 얇은 깻잎 한 장 겨우 들어갈 정도로 아주 좁은 공간에 차를 세우는 것을 말하거나 그렇게 주차해 놓은 상태를 의미한다. 누리그물(인터넷)에서 '깻잎 주차'로 검색하면 차와 차가 딱 달라붙어 있는 기기묘묘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주차를 하고 어떻게 차에서 내렸는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참 이상하다. 우리나라에는 이상하게 큰 차 타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차장은 이상하게도 소형차나 경차용이다. 그래서 차를 세우는 것도 힘들지만 내릴 때 옆 차를 찍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주차해 놓고는 옆 차에 찍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운전자끼리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고 옆구리 멀쩡한 차도 드물다.
최근에 다른 아파트보다 '10㎝ 더 넓은 주차장'을 광고하는 아파트가 있다. 광고 화면이라서일까? 주차장이 매우 널찍해 보인다. 양옆에 다른 차가 주차돼 있지만 내리고 타기 넉넉해 보인다. 차와 차 사이에 유모차도 한 대 서 있다. 이런 주차장이 특별한 곳으로 강조되고 눈길을 끄는 현실이지만 사실 이런 건 기본이어야 하지 않을까? 주차도 좀 쉽게 하고 차 수리비도 줄이고 이웃 간에 발생할 분쟁의 소지도 줄일 겸 주차장을 좀 널찍하게 만들면 좋겠다.
- 이 글은 3월 31일자 조선일보 일사일언에 실렸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30/2011033002731.html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로 여러분이 시민운동의 주인입니다. (0) | 2011.05.03 |
---|---|
[일사일언] 선생님과 아이들 역할 바꿔보니 (0) | 2011.04.15 |
일본 돕기 자선 공연 (0) | 2011.03.28 |
힘내라 일본! (0) | 2011.03.17 |
10m 높이의 파도가 도시를 삼켰다. (0) | 2011.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