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열풍에 회식 문화가 달라졌다고 한다. 남녀가 동석하거나 나란히 앉는 것을 기피하기도 하고, 아예 회식 자체를 삼간다고도 한다. 회식은커녕 업무 시간에도 남녀 동료들 간 내외현상마저 일고 있단다. 뒤틀린 성 인식에서 비롯된 잘못은 바로 잡아야 하지만 서먹한 일터 분위기는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다. ‘펜스 룰’이란 생소한 용어마저 등장했는데, 처음에는 남녀 사이에 울타리를 치자는 건가 추측하면서 울타리나 담을 뜻하는 ‘펜스(fence)’로 오해했다.
한글운동가로서 낯선 외국어의 등장은 반갑지 않다. 미투(Me Too)는 ‘나도 당했다’ 정도로 바꿀 수 있지만,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Mike Pence)가 2002년에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절대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에서 유래했다는 ‘펜스 룰(Pence Rule)’이란 말은 사람의 이름을 멋대로 바꿀 수 없으니, 기껏해야 ‘펜스 규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